올 한해 미국에서 약 하루에 두번꼴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EFE 통신이 30일 전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가해자를 제외하고 4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은 총 650건으로 집계됐다.
통신은 “대략 하루에 두번 꼴”이라고 짚었다.
앞서 2021년 690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다를 기록했고, 지난해 647건으로 줄었다 올해 다시 소폭 상승했다.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은 지난 10월 31명의 사상자를 낸 메인주 사건이다.
10월 25일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전직 군인인 로버트 카드(40·사망)가 볼링장과 식당에서 총기를 난사하면서 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지난 3월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는 한 기독교계 사립학교에서 졸업생이 난사한 총에 어린이를 포함한 6명이 사망했다.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빈발하는 이유는 시중에 보급된 총기가 인구수를 넘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라고 EFE는 진단했다.
스위스 연구기관 ‘소형무기연구'(SAS)에 따르면, 미국인 100명당 약 120.5대꼴로 총기를 보유하고 있고, 2018년 기준 미국에 유통된 총기는 총 3억9천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총기폭력 예방 활동을 하는 단체 ‘기퍼즈 법률센터’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총기 구매가 더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의 켈리 드레인 연구원은 “팬데믹 기간을 포함해 최근 몇 년간 문제가 더 커졌다”며 “2020년과 2021년에 총기 구매가 증가했고, 기존에 총기를 가지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 총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회는 총기 규제를 위한 입법 논의를 해왔지만, 큰 변화를 가져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
미 의회는 지난해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및 뉴욕주 버펄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30년 만에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처리했지만, 총기 난사 단골 흉기인 AR-15와 같은 공격소총에 대한 내용이 빠지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
군사용 반자동 소총 M-16의 ‘민간 버전’인 AR-15은 분당 45발을 발사하는 치명적 무기로, 메인주 루이스턴 사건의 총격범도 이 총기를 사용했다.
전미총기협회(NRA) 등 이익단체는 미국 정가에 강력한 로비력을 행사하며 총기 규제 입법을 저지해왔다.
NRA는 상원과 하원, 대통령 선거마다 후보 캠프에 막대한 재정적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맞설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총기 규제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도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