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연구원, 청소년 정신건강과 수면 간 상관관계 발표
청소년들이 평일에 부족한 수면을 주말에 보충하는 것이 흔한 생활 패턴인 가운데, 주말 늦잠 시간이 2시간 이내일 때 정신 건강에 가장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오리건대학교의 김소정 연구원(박사과정)은 11일 일리노이주 데리언에서 열린 미국수면의학회(AASM) 연례 회의 ‘SLEEP 2025’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김 연구원은 청소년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수면 습관과 불안 등 내면화 증상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를 통해, 주말 수면 시간이 평일보다 2시간 이상 길어질 경우 오히려 불안과 우울 증상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평균 나이 13.5세인 청소년 1877명을 대상으로 스마트워치인 ‘핏비트(Fitbit)’를 이용해 수면 시간을 측정하고, 아동 행동평가척도(CBCL)를 통해 정신건강 상태를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주말 수면 시간이 평일과 동일하거나, 0~2시간, 혹은 2시간 이상 차이가 나는 세 그룹으로 나뉘어 분석됐다.
그 결과, 주말에 0~2시간 정도 더 자는 그룹이 불안 및 우울 증상이 가장 적었고, 반대로 보충 수면이 전혀 없는 그룹과 2시간 이상인 그룹에서는 내면화 증상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발표에서 “주말에 평일보다 너무 적게 자거나 지나치게 많이 자는 것은 모두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2시간 미만의 주말 보충 수면은 오히려 청소년 불안 감소와 연관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수면의학회는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하루 8~10시간의 수면을 규칙적으로 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에 따르면 평일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청소년은 전체의 23%에 불과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은 집중력, 기억력, 감정 조절 능력 등 여러 측면에서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특히 청소년기에는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주중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주말에는 2시간 이내에서 보충 수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