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측만증(scoliosis)이 심장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척추 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굽고 휘어지는 병이다. 척추를 앞이나 뒤에서 보았을 때 머리에서 아래쪽으로 일직선을 이루어야 하는데 측면으로 휘어진(측만) 상태를 말한다.
영국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 Imperial College London) 의대의 캐스린 맥거크 심혈관 유전학 교수 연구팀이 성인 50여만 명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중 척추 측만증으로 진단된 4095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8일 보도했다.
소아기에 나타나는 척추 측만증은 대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idiopathic)이지만 성인기에 발생하는 척추 측만증은 요추의 퇴행성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연구 대상이 된 척추 측만증 환자는 대체로 나이가 많아 68%가 60세 이상이었다.
척추 측만증 환자는 또 심부전, 심장판막 질환,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었다.
척추 측만증이 발생하면 혈류의 변화 없이 심장에 대한 기계적인 압박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척추 측만증이 있는 사람은 심장 MRI 영상에서 심장의 위와 아랫부분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측면으로 길이가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척추 모양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심장의 확장기 때 나타나는 최대 변형률(peak strain)이 방사형(radial) 수치는 더 늘어나고 종축형(longitudinal) 수치는 더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척추 측만증으로 인한 흉곽(thoracic cage)의 기형으로 심장의 확장기 운동이 제한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척추 측만에 의한 흉추의 기계적인 비정상과 이것이 폐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이러한 심장 변화를 가져온 1차적인 원인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2차적으로는 폐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폐 혈류 역학(pulmonary hemodynamics)에 영향을 미처 폐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폐고혈압은 폐의 미세 동맥이 좁아지면서 혈류를 막아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현상으로 이 때문에 심장의 혈액 박출량이 감소하면서 호흡곤란, 피로, 전신 무력감, 현기증 등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실신하거나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척추 측만증이 있는 사람들은 척추 모양이 정상인 다른 사람들보다 상당히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심혈관 학회(British Cardiovascular Society) 학술지 ‘오픈 하트'(Open Heart)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