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 임대료가 팬데믹의 고점으로부터 마침내 하락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인 리얼터닷컴(Realtor.com)에 따르면 5월 임대료는 전년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팬데믹 초기 이래 전년 동기 대비 첫 하락이다.
주택 비용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주요 요인으로, 문제 해결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싸움에서부터 감당할 수 있는 적절한 임대료에 이르기까지 많은 요인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임대료는 사람들이 집에서 일하고 어디에서 혹은 누구와 살지 고민을 하던 2020년과 2021년 내내 올랐고, 지난해 중반 정점에 도달했다.
이제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전년도 임대가 이월되는 올해 하반기에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임대료가 갑자기 떨어지리라는 것이기보다는 더는 걷잡을 수 없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WP는 전했다.
부동산 사이트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고르 포포프는 “내 머릿속 이미지는 천장까지 빠르게 떠서 천장에서 튀는 풍선과 같다”며 “임대료는 방금 떠오른 풍선처럼 천장에 붙어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떠다니던 풍선이 멈춘 것은 좋다. 그러나 많은 세입자에게는 여전히 풍선을 잡기가 어렵다”라고 비유했다.
아파트 리스트의 6월 보고서에서도 임대료 상승이 통상 힘을 받는 시기에 정체돼 있음을 보여주면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정부 통계로 나타나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포포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약 100만 개의 다가구 임대주택이 공급될 예정인 것도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집값의 경우 팬데믹 동안 급등한 후 전국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위치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작년에 도시 밀집 지역은 가격이 하락했지만 교외 및 농촌 지역은 계속 상승세라고 WP는 전했다.
또 연준의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다른 유형의 금리도 치솟으면서 30년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7%를 넘었고, 여전히 6% 이상에 머물고 있다. 2021년 말만 하더라도 3% 아래였다.
이런 금리는 신규주택 수요를 일부 줄이는 데 도움이 됐지만, 주택가격의 큰 폭 하락으로 이어지거나 주택시장을 완전히 위축시키지는 못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 기준금리 동결 뒤 기자회견에서 “임대시장에서 새 임대료가 낮은 수준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있다”며 주택시장의 비용이 정상화할 것이고 시간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