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도전 바이든, ‘고령’ 우려에 “경험과 지혜 많다”

출마 선언 후 첫 인터뷰…트럼프와 차별점 묻자 “모든 것” 주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미국에 투자 내각’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 자신의 나이가 재선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 “나는 많은 지혜를 쌓아왔다”고 말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왜 82세의 바이든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직책에 적합한 인물이라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이처럼 말하고 “지금까지 출마했던 그 누구보다 경험이 풍부하며 명예롭고 유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1942년 11월생인 바이든 대통령의 현 나이는 80세지만 내년 11월 대선이 지나면 82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 현직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는 “(부채 한도 상향 실패로) 우리가 빚을 갚지 않으면 7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서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부채한도 상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1일 미국 연방 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태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돌리며 “그가 부채를 키웠고, 실업자를 양산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25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고, 여성 고용 참가율은 75년 만에 최고이며 흑인 실업률은 최저치”라고 말했다.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점에 관한 질문에는 “모든 게(everything), 모든 게, 모든 게 (다르다)”라고 힘줘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시행한 ’42호 정책’ 종료에 따른 불법 입국 시도 급증이 예상되면서 남부 국경에 군 병력을 배치키로 한 것과 관련해선 법 집행이 아니라 관세국경보호청(CBP)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42호 정책은 미국이 코로나 19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 아래 망명 신청자라고 하더라도 불법적으로 입국했으면 즉각 추방하도록 한 정책을 말한다. 42호 정책이 폐지되면 망명신청자에 대해선 불법적으로 입국했다고 하더라도 망명신청과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추방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입국 신청을 위한) 또 다른 1천명이 들어오고 있다. 국경에 이들을 정리할 더 많은 요원이 필요하다”며 군 배치는 기존 인력의 과중한 업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불법 입국 망명 신청자를 즉각 추방하도록 한 42호 정책이 11일 종료됨에 따라 입국 시도자가 크게 늘 것으로 판단, 남부 국경에 군 병력 1500명을 보내 모니터링과 창고 지원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차남 헌터 바이든의 기소 가능성과 관련해 “내 아들은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난 그를 신뢰하며 그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두둔했다.

헌터는 과거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부리스마 이사 재직 및 중국 사업 운영 당시 취득한 수익과 관련한 세금 문제와 2018년 총기 구매 서류 위조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는 델라웨어 검찰이 맡고 있다. 검찰은 헌터에 대한 기소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이 수사와 관련해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강조해왔다.

한편 이날 방송 인터뷰를 앞두고 일부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혼동하는 말실수를 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투자 내각’ 위원들과 만난 뒤 기자들이 질문을 던지자 “오후에 중요 기자회견(major press conference)이 있다”며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떴다.

사전에 공지된 기자회견 일정이 없어 취재진이 혼란해하자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은 없으며 대통령의 방송 인터뷰가 예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