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헌장 위배”…구테흐스 사무총장, 사적 대화 여러차례 언급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18일 “유엔은 사무총장과 다른 고위 관리들의 소통이 미국 정부의 감시나 간섭 대상이 됐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 당사국(미국)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이 같은 행동이 유엔 헌장과 ‘유엔 특권과 면책에 관한 협약’에 열거된 미국의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도 말했다.
이들 문서는 앞서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 일병이 유출한 미 정부 기밀문서 수백 건 중 일부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으며, 에티오피아 분쟁 지역을 방문하려던 계획이 거부됐을 때 격노했다는 등의 내용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을 때 우크라이나 당국이 사전 예고 없이 여군들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행사를 열면서 자신이 이들 군인을 축하하는 듯한 모습의 사진을 게시한 데 대해 불쾌해했다고 한다.
그는 또 앞서 에티오피아 수도에서 열린 아프리카 연합 정상회담 참석차 현지를 방문했을 때 분쟁지역인 티그라이주(州)에 들르려고 했는데, 에티오피아 부총리로부터 거부 서한을 받자 주유엔 에티오피아 대표를 통해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이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근거해 비밀 정보원으로부터 몰래 수집한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BBC 방송도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등의 사적 대화가 담긴 미 기밀 문건을 보도했다. 이들 문건 중에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러시아에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본 미 국방부의 평가도 포함돼 있었다.
201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 정보당국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을 폭로했을 때도 미국이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유엔 외교관 등 세계 지도자 수십 명의 전화 통화를 감청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