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찾은 바이든 “투표권확대법 총력”

‘중간선거 비상’에 해리스와 함께 방문…”필리버스터 개정”

“미국 영혼 위한 전쟁” 호소…공화 반발·민주내 반대 장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의 투표권 제한 법안을 무력화하기 위한 총력 대응을 선언했다.특히 민주당이 투표권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법안 통과를 위해 상원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규정 변경까지 언급하면서 치열한 정쟁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클라크 애틀랜타대와 모어하우스대의 센터 컨소시엄에서의 연설에서 상원에 계류중인 투표권 확대 법안의 처리를 강조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연방 하원은 투표권 확대를 위해 ‘투표 자유법’과 ‘존 루이스 투표권 증진법’을 처리했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묶여 있다.

이론적으로는 상원에서 과반 찬성으로 통과가 가능하지만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를 요구할 경우 이를 넘어설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상원 100석 중 6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민주당(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과 공화당은 50석씩 양분하고 있다. 공화당 협조 없이는 투표권 확대 법안 통과가 난망한 상황인데, 공화당 상원의원 전원이 이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들고나온 게 필리버스터 규칙 변경이다.

애틀랜타의 마틴 루서 킹 목사 묘소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백악관 제공

 

바이든 대통령은 투표권 법안 처리 방안이 필리버스터 규칙을 없애는 것을 뜻하더라도 미국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이러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공화당이 개혁을 막는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투표권 확대 법안 처리 노력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인종차별 반대 투쟁에 비유했다. 그는 오는 17일 킹 목사의 생일을 앞두고 이날 연설 전에 킹 목사의 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단 한 명의 공화당 의원도 미국인의 투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패배한 대통령에 맞설 용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공화당을 맹비난했다.

또 두 개의 투표권 확대 법안을 놓고 몇 달이나 상원의원들과 ‘조용한’ 대화를 해왔지만 성과가 없었다면서 “조용히 진행시키는 데 지쳤다. 양보하지 않을 것이며 민주주의 수호 노력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투표 자유법은 현재 50개 주가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투표 절차를 연방 정부 차원에서 표준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일부 주 정부는 투표권이 없는 이민자 등의 부정투표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유권자 신분 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는데 민주당은 이러한 엄격한 신분 확인 절차가 유색인종 등의 투표를 저하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투표권 여부를 확인할 신분증 종류를 명문화해 투표권이 있는데도 투표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법안에는 투표율 제고를 위해 최소 15일간의 사전 투표 실시, 모든 유권자에게 우편 투표 허용, 투표일 공휴일 지정 등의 내용도 담겼다.

2020년 별세한 민권 운동가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이름을 딴 존 루이스 투표권 증진법은 인종 등을 이유로 투표에 차별을 두지 못하게 한 1965년 투표권법을 복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올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이런 법안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해가 맞서고 있는 공화당에 가로막힌 셈이다.

이와 관련,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7일 ‘마틴 루서 킹의 날’을 투표권 법안 통과나 필리버스터 규칙 개정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규정 변경 시도에도 장애물은 여전하다.

AP는 “모든 민주당 의원이 필리버스터 규칙 변경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 맨친 상원의원은 그 어떤 변화도 공화당의 지지 속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러한 아이디어를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11일 애틀랜타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백악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