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 10명 중 6명, 구매자에 보조금 등 ‘양보조건’ 제시
애틀랜타 메트로에서 올해 1분기 이뤄진 주택거래에서 판매자의 62%가 구매자에게 ‘컨세션(concession)’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주택시장이 점차 바이어 마켓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컨세션’은 주택 판매자가 거래 성사를 위해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양보 조건을 의미한다. 주로 수리비 지원, 마감 비용(closing costs) 보조, 또는 모기지 이자율 인하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는 형태로 제공된다. 경제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거래 성사가 어려워지면서 판매자들이 이 같은 유인책을 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애틀랜타는 시애틀과 포틀랜드에 이어 미국 내에서 컨세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혔다. 높은 금리와 집값, 그리고 경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국적으로는 주택 판매자들이 44%의 거래에서 컨세션을 제공했으며, 이는 2023년 초 기록한 45%와 비슷한 수준이다. 레드핀은 “판매자들이 더 이상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불안 심리에 따라 계약 취소도 잦아졌다. 레드핀에 따르면 3월 한 달 동안 미국 전체 주택 거래의 13%가 중도 취소됐다.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릴 페어웨더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충격과 주식시장 변동성 등 경제 불확실성이 구매자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며 “판매자들이 계약 성사를 위해 컨세션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어웨더는 “앞으로 컨세션이 더 흔해지고, 가격 상승세도 둔화할 것”이라며 “컨세션 증가는 시장 둔화의 초기 신호”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타 지역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뚜렷하다. 조지아주 부동산정보서비스(GAMLS)의 존 라이언 분석팀장에 따르면, 올해 애틀랜타 핵심 12개 카운티 지역의 주택 거래 중 약 61%가 컨세션 조건을 포함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8%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특히 신규 주택의 경우 76%가 컨세션을 동반해 판매됐으며, 기존 주택은 58% 수준이었다.
라이언은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구매자들이 협상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판매자들은 매물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컨세션을 제안하고 있고, 구매자들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틀랜타 메트로의 주택 중간 판매가는 약 40만 달러 수준이며, 4월 24일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81%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도 주택 공급이 증가하는 추세다. 레드핀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택 공급량은 최근 5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시애틀에서는 판매자의 71%가 구매자에게 컨세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거의 2배 가까운 증가다.
한편 애틀랜타는 지난해 7월 발표된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2번째로 과대평가된 주택시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과 플로리다국제대학 연구진은 애틀랜타 주택 가격이 실질 가치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는 일부 도시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컨세션 비율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레드핀은 “이 지역 판매자들은 이미 느린 시장에 적응해 초기부터 가격을 낮추어 양보 필요성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현금 구매 경쟁과 매물 부족으로 과열됐던 주택시장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라이언은 “지금은 확실히 시장이 식었다”고 진단하며,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경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