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연구팀, 20만 명 추적 결과 발표
심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줄이는 것보다 무엇을 먹느냐, 즉 식단의 ‘질’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양학회(ASN)는 9일, 하버드대 T.H. 찬 공중보건대학원 소속 즈위안 우 박사 연구팀이 20여만 명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며 건강한 식품 선택이 심장병 예방에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1986년부터 최대 2019년까지 △보건 종사자 추적연구(남성 4만3430명), △간호사 건강연구(여성 6만4164명), △제2차 간호사 건강연구(여성 9만2189명) 등 총 세 가지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저탄수화물 혹은 저지방 식단으로 나눈 뒤, 해당 식단에 포함된 식품의 질에 따라 점수를 부여했다. 그리고 1만여 명에 대해서는 수백 가지의 혈중 대사체도 측정해 식단의 질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통곡물, 채소, 과일, 콩, 견과류 등 건강한 식물성 식품 위주의 고품질 식단을 유지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관상동맥 심장 질환 위험이 약 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제 곡물, 감자, 설탕, 포화지방 위주의 저품질 식단은 오히려 심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우 박사는 “식단의 형태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는가’에 있다”며 “건강하지 않은 식품으로 구성된 저탄수화물 혹은 저지방 식단은 심장병 위험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과 통곡물을 중심으로 식단을 개선하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향후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 다른 대사 지표와의 연관성도 추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