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현대차 조지아 공장서 근로자 사망

현대차-LG 합작 배터리 공장서 지게차에 치여 숨져

2번째 사망 사고…준공 앞두고 안전관리 도마 위에

이달말 정의선 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준공식을 갖는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Battery Company)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공장 현장에서 지난 21일 오후 4시 45분경 한 남성 근로자가 지게차에 치여 숨졌다. 이번 사고는 해당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두 번째 사망 사고다.

사망자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피해자의 가족, 지인, 동료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히며,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전면적인 안전 점검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현재 연방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LG 측은 전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배터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운영하는 HL-GA Battery Company 소속으로, 현대차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HMGMA 본공장과는 구분되지만, 같은 부지 내에서 건설이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2023년 4월 29일, 같은 부지에서 발생한 근로자 추락사고에 이은 두 번째 사망 사고다. 당시 34세의 빅터 하비에르 감보아 카기(Victor Javier Gamboa Cagui)가 구조물 상단에서 작업 중 안전줄이 절단되면서 추락사했다. OSHA 조사 결과, 페인트 건물 상단의 날카로운 I-빔이 안전줄을 절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브라이언 카운티 응급의료서비스(EMS)는 해당 현장에 90건 이상의 출동 기록을 갖고 있으며, 3월 3일에도 중대한 사고가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이 약 55억 달러(한화 약 8조 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대규모 생산 단지로, 오는 26일 공식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이 공장은 현대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향후 출시될 아이오닉 9, 하이브리드 차량을 혼류 생산할 수 있는 연간 50만 대 규모의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공장으로, 미국 내 최대 EV 생산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HMGMA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조지아주 기아 공장(연 35만 대),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연 33만 대)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연간 총 생산능력이 120만 대에 달하게 된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의 70%를 현지에서 생산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사망 사고로 인해 준공을 앞둔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프로젝트의 안전관리 여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노동계와 정치권이 외국계 제조기업의 노동환경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HMGMA의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현대차그룹은 이번 사고에 대한 공식 입장이나 설명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며, 현지 당국은 지게차 조작자 및 주변 근로자의 진술 확보, 장비 결함 여부, 현장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중심으로 사고 원인을 집중 조사 중이다.

산업안전 전문가들은 “같은 부지 내에서 1년도 안돼 2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현장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에 구조적인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외주 및 협력사 소속 인력의 안전 교육 및 장비 운영 관리에 대한 지속적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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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현대차그룹 조지아 메타플랜트 공사현장/HMGM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