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인줄 알았는데 양반이네”

우연의 일치?…닮은 포장에 소비자는 ‘혼란’

# “비비고인 줄 알고 샀는데, 봤더니 양반 제품이네요.”

주부 김은하씨(가명)는 최근 마트에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을 사고 나서 당황했다. 분명 매번 사 먹는 회사 제품인 줄 알고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집에 와서 봤더니 다른 회사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포장이 비슷해 착각하고 산 셈이다. 내용물도 비슷해 그냥 먹긴 했지만,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가정간편식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포장이 서로 비슷비슷하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얼핏 봐서는 구분이 잘 가지 않아 원래 구매하려던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서로 비슷한 제품 포장으로 인해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과 비슷한 제품 디자인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인기 제품의 이미지를 차용하기 때문에 시장 안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익숙한 제품과 비슷하면 신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맛도 비슷할 것으로 소비자들이 생각하기 쉽다.

실제 국물요리 HMR의 경우,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46.1%) 유사 포장 제품이 많다. 전날 동원F&B가 선보인 국물요리 제품도 마찬가지다. 비비고와 마찬가지로 3분할된 디자인과 레이아웃, 컬러 등을 적용했다. 지난해 동원F&B의 국탕찌개 요리 점유율은 0.4% 수준이다.

비슷한 사례는 더 있다. 국물요리 뿐만 아니라 다른 HMR 제품의 포장도 유사한 제품이 수두룩하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오비맥주의 필굿 역시 닮은꼴이고, 참치와 죽 제품들도 포장 패키지가 유사하다.

실제 일부 마트에서는 제품을 착각하고 샀다며 제품 교환을 요구하는 사례도 쉽게 발견된다. 한 마트 관계자는 “일부 예민한 소비자들은 잘못 보고 샀다며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가끔 착각할 정도로 제품 디자인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비슷한 포장의 미투 제품이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하고, 시장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따라하기 만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투 제품이 출시 초반 매출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장수하기 힘들다”며 “제품을 스스로 개발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 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제품(위)과 동원F&B 양반 제품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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