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론자들은 스웨덴의 승리 못참아”

집단면역 형성 여부 논란.…확진·사망자는 확연히 줄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소위 ‘집단 면역’에 의존했다가 수많은 사망자를 낸 스웨덴에서 일일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큰폭으로 줄고 있어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스웨덴의 신규 확진자 수는 68명을 기록하고 있다. 8일 250명, 7일 380명으로 여전히 적지 않은 수지만 7월8일 708명을 기록한 이후 한번도 500명을 넘지는 않았다. 한때 일일 확진자 수는 1000명을 넘었다.

사망자도 8월7일 1명, 4일 1명 등 간간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3~4월만 해도 사망자는 하루 50명 이상이었고 100명을 넘어선 날도 있었다. 이 때문에 스웨덴에서는 다른 북유럽 지역보다 훨씬 높은 치명률을 기록해왔다.

집단면역은 통제된 방식으로 특정 전염병을 확산시켜 면역을 가진 개체의 수를 많아지게 하는 전염병 대응책이다.

스웨덴 집단 면역 설계자인 안데르스 텡넬 공공보건청장은 코로나 확산세 급락을 집단면역 형성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9일 미국 매체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스웨덴 인구 3분의1이 면역이 형성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의 급락이 인구의 20%, 30%, 일부 지역에서는 이보다 살짝 넘는 면역 수준이 생겼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름 휴가철이라 학교 문을 닫거나 휴가를 떠난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이 확진자와 사망자 급락을 설명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스웨덴에서 코로나 희생자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프랑스나 오스트리아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데 대한 대답이다.

FT는 스웨덴이 6월말부터 여름 휴가로 거의 한 달 동안 대부분의 장소가 문을 닫아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었다고 밝혔다.

9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로스 클라크 기자 역시 집단면역 승리 쪽에 손을 들어줬다. 그는 “록다운(봉쇄) 지지자들은 스웨덴이 제대로 해냈다는 생각을 참을 수 없다”면서 “다른 유럽 국가에서 코로나19 2차 유행의 조짐이 나타날 때 스웨덴에선 확진자가 급감했다”며 “결국 봉쇄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탱넬 청장 말대로 집단면역이 30%에 달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지난 6월 스웨덴에서 코로나19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곳인 스톡홀름조차 인구의 10%만이 항체가 형성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앞서 4월 탱넬은 5월말까지 스톡홀름의 인구 40%에 항체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이와 달랐고, 5월의 한 연구에서도 스웨덴 인구의 6.1%만이 항체를 갖고 있다고 나왔다.

탱넬은 옵저버에 그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역과 연령층에 따라 면역 수준이 제각각이라 좋은 표본을 얻는 것이 어려워서”라고 설명했다.

27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거리를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