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식 언급 삼가…외신은 “한국 위기 지속”

윤석열 대통령 파면… “한국, 장기적 정치 혼란 우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만장일치로 결정함에 따라, 한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 탄핵 파면 대통령을 기록하게 됐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긴급 속보로 다루며 한국의 정치·외교·경제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를 집중 조명했다.

AP통신은 “검사 출신 스타 정치인이 몰락했다”며 윤 대통령의 짧은 정치 인생을 조명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의 정치 경력은 이날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파면이 수개월 간 이어진 한국의 정치 혼란을 끝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년 만의 두 번째 대통령 파면으로, 한국이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혼란이 극심해졌으며, 이번 결정으로 법적 불확실성은 일단락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파면 이후 백악관과 연방정부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외신들은 “한국의 외교적 공백이 길어지면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외교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한 한국이 외교적으로 주변국에 패싱당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NHK와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속보로 타전하며 한일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케이신문은 “한일관계 개선에 공들였던 윤 대통령의 퇴장으로 외교 공백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윤 대통령의 파면을 “사법의 심연이 그의 앞에 열렸다”고 표현했으며,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는 관련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헌재 결정에 따라 한국은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다. 외신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헌재 앞에 모인 시민들은 환호하며 춤을 추는 등 탄핵을 지지하는 분위기였으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 또한 거리로 나서며 정치적 대립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영국 BBC와 가디언은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계엄령 이후의 혼란을 상세히 보도하며, “윤 대통령은 형사 재판에 직면했으며 유죄 확정 시 무기징역 또는 사형까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해 한국 정치는 급격한 조기 대선 국면에 진입했고, 외교·경제적 리더십 공백이 국내외에 심각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혼란이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는 공통된 논조로 한국 사회의 향후 행보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해 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