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날개 단 ‘K-푸드’…코로나 직격탄 피했다

농심, 1분기 실적 최고치…삼양식품도 함박웃음

외출 기피로 저장성 강한 라면·간편식 매출 증가

식품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일제히 양호한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K-푸드’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고 라면과 가정간편식(HMR)을 비축하려는 수요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대다수 기업에게 악영향을 끼쳤지만 식품업계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식품업계는 단기적인 호실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신제품과 다양한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농심, 기생충 효과에 함박웃음…삼양식품 ‘불닭’ 효과 계속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1분기(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877억원과 63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역대 최고실적이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이 지난 2월 오스카 4관왕을 받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영화에 등장했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전세계인의 관심을 받으면서 실적이 크게 향상했다.

코로나19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해외에서 라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현지공장 가동 시간을 늘렸다. 덕분에 1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25.9% 늘어난 1677억원을 기록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라면 수요가 2분기에도 늘어났다”며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식품업계는 코로나19 수혜가 예상된다. 외출 기피 현상과 집밥족이 늘면서 오랜 기간 저장할 수 있는 라면과 HMR 수요가 증가해서다. 특히 ‘K-푸드’를 경험한 해외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한국 제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도 사재기 현상과 ‘불닭’ 브랜드 효과까지 더해져 실적이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수출은 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글로벌 히트상품 불닭볶음면의 약진에 수출 실적이 국내 매출(790억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조만간 수출이 내수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식품 매출은 꾸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세계적 위기 상황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는 시각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 CJ제일제당 미국 슈완스 효과…1분기 매출 7천억 더해

CJ제일제당 역시 해외시장에서 선전했다.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회사 슈완스가 제 몫을 했다. 슈완스는 지난해 2분기부터 매출 6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엔 7426억원을 더했다. 해외 가공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26% 늘어난 1조386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슈완스 인수 이후 해외 실적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자업계에선 꾸준한 신제품 출시와 현지화 전략을 펼친 오리온이 빛났다. 베트남 법인은 신제품 개척 성공과 다양한 판매 채널 확보로 매출이 23.9% 늘었다. 현지 진출 이래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러시아 법인 매출도 초코파이 제품군 확장에 성공해 32.8% 증가했다. 현지인에게 친숙한 다양한 맛의 초코파이를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다만 식품업계는 1분기 특수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라면과 HMR을 찾는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코로나19가 더 지속된다면 경기침체 역시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세계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맨다면 식품업계 역시 영향을 피하기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K-푸드를 경험한 소비자가 증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꾸준하게 국내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판매망 확대와 신제품 전략이 동시에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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