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기업들과 갈등 심화…이번 주부터 시행
멕시코가 이번 주부터 크루즈 여행객들에게 관광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대형 크루즈 기업들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로열 캐리비안(Royal Caribbean)을 비롯한 주요 크루즈 운영사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멕시코 정부는 “지역 사회에 충분한 기여를 하지 않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새 관광세는 7월 2일부터 시행되며, 크루즈 승객 1인당 5달러가 부과된다. 이 세금은 향후 3년간 점진적으로 인상돼 최종적으로 21달러에 도달할 예정이다. 당초 정부가 제안한 42달러에서 절반 이상 낮춘 수준이다.
이 세금은 이미 크루즈사가 지불 중인 평균 28.85달러의 항만 이용료와 별도로 부과된다. 이번 조치로 인해 올해 멕시코 항구에 기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3300척의 크루즈, 1000만 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정부는 항공 여행객에게 이미 적용되고 있는 관광세와의 형평성을 주장하며 “크루즈도 다른 여행자처럼 지역경제에 공정하게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수멜 지역의 상인들은 관광세로 인해 크루즈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코수멜 비즈니스협의회 회장 카르멘 호아킨은 “우리 도시의 생명줄은 크루즈 관광”이라며 “세금이 지역경제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세금 조치는 로열 캐리비안이 멕시코 마하우알 지역에 2억9200만달러를 들여 조성 중인 초대형 리조트 ‘퍼펙트 데이 멕시코(Perfect Day Mexico)’와도 관련이 있다. 이 리조트는 하루 최대 1만5000명의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세계 최장 길이의 유수풀, 대형 바, 파티 전용 카바나 등을 갖출 예정이다.
지역 상인들은 이 리조트가 마치 디즈니랜드처럼 관광객을 한곳에 묶어두고 지역 상권의 소외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마하우알의 레스토랑 운영자 아멜리 고티에는 “로열 캐리비안이 ‘케이크를 전부 독식하려 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이번 관광세가 복지 예산을 삭감하지 않고도 재정 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크루즈 업계와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멕시코 측은 최근 로열 캐리비안 임원들을 협의 자리에서 배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카리브해 크루즈 협회(FCCA)는 “멕시코 정부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주요 크루즈사 CEO들과 셰인바움 대통령 간의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