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 이메일 ‘You’ve Got Mail’ 성우 엘우드 에드워즈 사망
보수는 200달러…인터넷 시대 서막 상징, 관련 영화도 제작
“메일을 받으셨습니다(You’ve Got Mail)”
수십 년 동안 이 세 마디는 AOL을 통해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에게 수십억 번 들렸으며, 인터넷 전화 접속으로 상징되는 온라인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표현이 됐다.
AOL의 목소리 뒤에 있던 주인공인 성우 엘우드 에드워즈(Elwood Edwards)가 오랜 투병 끝에 74세의 나이로 지난 5일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WKYC 뉴스에서 그래픽 전문가이자 카메라 운영자, 그리고 다재다능한 직원으로 오랜 시간 근무했다.
미국 성인의 절반이 현대적인 컴퓨터를 사용해본 적이 없던 시기였던 1989년 에드워즈는 아내가 근무하던 퀀텀 컴퓨터 서비스(Quantum Computer Services)에서 작은 음성녹음 기회를 얻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간헐적으로 광고 음성 더빙을 해왔기 때문에 받은 제의였다.
이 회사는 이후 아메리칸 온라인(American Online), 나아가 AOL로 발전했다. 에드워즈의 아내는 AOL의 미래 CEO 스티브 케이스가 향후 소프트웨어에 음성을 추가하는 방안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와 남편이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거실에서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에는 에드워즈와 아내의 음성으로 “환영합니다(Welcome)”, “메일을 받으셨습니다(You’ve Got Mail)”, “파일 완료(File’s done)”, “안녕히 가세요(Goodbye)” 등 4개의 문구가 담겨 있었고 녹음 대가로 200달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선택된 “유브 갓 메일”은 곧 미국 온라인의 성장하는 상징이 되었고, 에드워즈의 목소리는 인터넷의 역사 속에 영원히 남게 됐다. 또한 이 말을 그대로 제목으로 사용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 주연으로 1998년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에드워즈는 이후에도 오하이오주에서 방송 제작 일을 계속했다. 물론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소소한 유명세를 지녔다.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 따르면 그는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한 에피소드에 목소리를 제공했으며, 2015년에는 “지미 팰런 쇼”에 출연했고 2022년에는 쇼피파이 광고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