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로 돌아온다.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과 계약 기간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로써 2012시즌이 끝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직행한 류현진은 11시즌 동안 ‘빅리거’로 생활한 뒤 12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한화는 KBO리그 역대 최고액인 170억원으로 류현진을 예우했다.
류현진은 양의지가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4+2년 최대 152억원의 최고 총액을 1년 만에 경신했다.
계약 조건에는 기간 중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해 기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 아웃도 포함됐다.
현재 적용 중인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과 류현진이 행사할 수 있는 KBO리그 FA로서의 권리를 두루 고려해 4년이 아닌 8년 계약 기간과 총액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구단을 통해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며 “한화 이글스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날을 꿈꿨다.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했다.
이어 “전력 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현진은 2012시즌이 끝난 뒤 한화의 동의를 구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6년간 총액 3천600만달러에 계약했다.
한화는 당시 환율로 약 280억원(2573만7737달러33센트)의 이적료를 받았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등 류현진보다 먼저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배’는 모두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서 빅리그 무대에 섰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7시즌을 보낸 뒤, 포스팅으로 빅리그에 직행하며 다른 한국 동료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빅리그에서 류현진은 186경기에 등판해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019년), 올스타전 선발 등판(2019년) 등 코리안 빅리거 최초 기록도 세웠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직구 구속으로도 최정상급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연구 대상’으로 꼽히기도 했다.
빅리그 생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류현진은 야구 인생에서 총 네 차례 수술대에 올랐는데 이 중 세 번의 수술을 미국에서 받았다.
2015년 5월, 선수 생활을 건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2016년 9월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자 또 한 번 수술대에 올랐다.
2016년에 받은 수술은 인대 접합 수술에 비해 재활 기간이 짧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술이었다.
2022년 6월에는 고교 시절 이후 개인 두 번째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빅리그에서 세 번의 수술을 받고, 재활을 위해 인고의 시간을 견딘 류현진은 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어깨와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받은 뒤인 2019년에 개인 최고 성적(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을 올렸고, “30대 중반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투수가 재기에 성공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미국 현지 언론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류현진은 지난해 8월 마운드에 복귀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계약(2020∼2023년 총 8천만 달러)이 만료된 류현진은 한화 복귀와 빅리그 잔류를 두고 고민했다.
류현진의 마음은 KBO리그 복귀로 조금 더 기울어진 상태였다.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영입 제의를 했지만, 류현진의 마음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류현진은 한화 복귀를 택했다.
애초 메이저리그 100승 달성을 열망했던 류현진은 ’22승’을 남겨놓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류현진의 KBO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다.
한화 입단 첫해인 2006년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204탈삼진으로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하며 신인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류현진은 이후에도 ‘괴물 투수’로 불리며 KBO리그를 지배했다.
하지만, 빅리그 진출 직전 약해진 팀 전력 탓에 9승(9패)에 그치며 KBO리그 100승을 채우지 못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류현진의 최근 KBO리그 등판은 2012년 10월 4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당시 넥센)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10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도, 팀이 1-1로 비겨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류현진은 한국으로 돌아와 미완의 작업을 재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