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이 2025년 4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고(故) 홍명기 전 M&L Hong 재단(구 밝은미래재단) 이사장을 선정했다. 홍 전 이사장은 ‘기부왕’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생전에 미주 독립운동 유산 보존과 한인사회 발전, 차세대 교육을 위한 기부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홍명기 이사장은 1934년 출생해 1954년 미국으로 이주해 UCLA 화학과를 졸업한 뒤 페인트 회사에 근무하다가 인종차별의 벽을 넘기 위해 1986년 51세의 나이에 특수페인트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연매출 3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내 점유율 1위의 기업으로 성장했고, 그는 미국 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자 세계 한상(韓商)의 대부로 불렸다.
그는 사업적 성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으로 2001년 1,000만 달러를 출연해 재단을 설립했고,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리버사이드 시청 앞 마틴 루서 킹 동상 맞은편에 세워진 도산 안창호 동상은 그의 15만 달러 기부를 시작으로, 동포사회의 연대와 한국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 총 60만 달러 규모로 건립됐다. 이 동상은 현재 한인 학생들의 역사 교육 현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2002년에는 로스앤젤레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4곳에 ‘도산 안창호 IC’ 명명 사업을 주도했고, 2003년 철거 위기에 처했던 대한인국민회관 복원사업 회장을 맡아 역사 공간을 지켜냈다.
그의 기부는 한미 관계와 교육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페인트 회사 매각 이후에는 LA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해 256만 달러, UCLA와 라시에라대학에 각각 200만 달러와 100만 달러를 쾌척했다. 또한 한국계 미국인 최초의 고위 장성 김영옥 대령의 이름을 딴 연구소에도 37만 달러를 기부하며, 민족 정체성과 자긍심 고취에 힘을 쏟았다.
국내외 장학사업에도 열정을 보였다. 글로벌한상드림 초대 이사장을 맡아 한국 청년의 해외 취업과 장학 지원을 위해 10만 달러, 삼육대학교에 화학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100만 달러, 다문화가정과 탈북자 자녀를 위한 장학사업에도 참여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창립 멤버로서 2013년에는 제12차 대회 대회장과 한상 리딩 CEO 포럼 의장을 맡아 세계 한상 네트워크의 기틀을 닦았다. 생전 마지막까지도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 부지 구입을 위해 5억 원을 기부하는 등 그의 기부는 모국과 동포사회를 향한 사랑으로 가득했다.
이 같은 공로로 그는 2002년 국민훈장 동백장, 2011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으며, 2022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그의 생일인 6월 20일을 ‘홍명기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홍명기 선생은 단순한 기부자가 아닌, 한민족의 정체성과 뿌리를 지켜온 인물”이라며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개최되는 4월을 맞아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