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꼼수’ 유료좌석 판매 철회

비상구 좌석 판매, 국내선 요금 인상 비판에 ‘백지화’

대한항공이 국내선 항공편의 비상구 좌석을 유료화하려던 정책을 철회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완료한 이후 요금 인상 논란이 일면서 비판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3일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국내선 비상구 좌석 등 일부 좌석의 유료 판매 정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정책은 엑스트라 레그룸 좌석(비상구 좌석 등)과 일반석 중 전방 선호 좌석에 대해 각각 1만5000원, 1만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내용이었다.

이 정책은 대한항공이 국제선 항공편에서 2021년부터 유료 좌석제를 도입한 이후 약 4년 만에 국내선으로 확대하려던 시도였다.

유료 좌석제 도입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와 항공업계에서는 “사실상 운임 인상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한항공이 대형항공사(FSC)로서 기내식, 수하물 등 부가서비스를 포함한 높은 운임을 받고 있는데, 일부 일반석 좌석까지 유료화하는 것은 항공사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이후 독과점 우려 속에서 소비자들의 요금 인상 걱정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꼼수 인상”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대한항공은 이날 홈페이지에서 유료 좌석제 관련 안내를 삭제하며 정책 철회를 공식화했다. 회사는 “서비스 제고를 위해 일부 승객에게 우선 탑승, 수하물 우선 수취 등의 혜택을 제공하려는 취지였다”며 “하지만 과도한 우려가 있어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