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회사 명의로 3만2천불, 본인명의 수표 1만8천불
‘보험금 은닉’ 폭로 직후 입금…선관위 계좌 공개해야
23일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만 불러 기자회견 ‘빈축’
공금 유용 사태 속에서도 사퇴 여부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홍기 애틀랜타한인회장이 9월 한인회 계좌에서 빼낸 공탁금 5만달러를 다시 갚은 입금 자료를 공개했다.
22일 공개된 한인회 주거래 계좌(제일IC은행)과 건립위원회 계좌(메트로시티은행) 입금 기록에 따르면 이홍기 회장은 지난 2월 14일 각 3만2000달러와 1만8000달러 수표 등 총 5만달러를 주거래 계좌에 입금했다. 이 회장의 입금은 한인회관 동파 보험금 15만8000달러 수령을 은닉한 사실이 공개돼 한인사회의 질타를 받은 뒤 1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날 입금된 수표 가운데 3만2000달러는 건립위원회 계좌에서 발급된 수표였으며 1만8000달러는 이홍기 회장 개인 명의 수표이다. 이 회장은 3만2000달러 수표를 건립위 계좌에서 빼낸 이유에 대해 지난 1월 22일 자신의 부인 회사 명의의 수표 3만2000달러를 건립위 계좌에 미리 입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부인 회사 명의 수표 3만2000달러를 건립위 계좌에 입금한 이유는 당시 한국 재외동포청이 접수한 ‘한인회관 건립기금’ 20만달러를 신청하기 위해 신청 기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시드 머니(Seed Money)’를 보유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회 건립위 계좌에는 지난해 12월말 현재 6만8000여달러의 잔고가 있어서 10만달러를 만들기 위해 이 회장이 자신의 돈(부인 회사 명의) 3만2000달러를 입금했다는 설명이다.
본보가 애틀랜타총영사관에 확인한 결과 이 기금의 신청 마감은 지난해 12월 31일이었고, 한인회가 이 때까지 10만달러 잔고를 증명하지 못해 추가서류 보충 기간을 이용해 1월 22일에야 신청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애틀랜타한인회는 공개되지 않은 이유로 기금 수혜 대상에서 탈락했으며 지난 18일 마감된 올해 하반기 기금 신청의 경우 신청조차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이 2월 14일 입금한 1만8000달러 수표 입금 설명에는 ‘회장 개인 기부금’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자신이 개인적으로 마련한 돈이 확실하며 공탁금을 다시 갚는 돈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같은 설명을 달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의소리 측은 “한인회 선관위 계좌에서 사라진 1만8000달러의 행방이 묘연하다”면서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이홍기 회장은 “지난해 11월말 주거래 계좌 잔고가 1000달러 수준이어서 한인회관 재산세와 유틸리티를 내기 위해 선관위 계좌에서 1만달러와 5000달러, 3000달러 등 3차례에 걸쳐 1만8000달러를 미리 빼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와 관련된 선관위 계좌의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이 설명을 믿더라도 선관위 공탁금 계좌 잔액은 회장 임기 시작(2024년 1월) 이후 주거래 계좌로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또다른 ‘쌈짓돈’식 회계운용으로 회장 자격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시민의소리 측은 “이홍기씨는 선택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만 공개해 의혹을 계속 더 키우고 있다”면서 “한인회 전체 계좌의 내역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한인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코리안페스티벌 이후인 9월말에 거취를 결정한다는 것은 더 숨길 것이 많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한인회관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이 회장이 “공탁금 문제 외에 몰래 사용한 돈은 한푼도 없다”고 말하자 조영준 고문단장 등은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홍기 회장은 이같은 5만달러 반납 자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23일 오전 11시에 개최할 예정이지만 이 기자회견에는 애틀랜타조선일보와 애틀랜타중앙일보 2개사 기자만 초청됐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