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오락가락 해명…결국 “1인 기업은 맞다”?
‘1인기업·교육사업 주업종’ 보도 이후 홈피 급개편
‘가이아나 개발 주도’는 과장…미얀마선 처참 실패
140억 배럴의 사상 최대규모 석유 및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액트지오가 ‘1인 기업’이며 교육 사업이 주업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석유공사가 지난 4일 해명 자료를 냈지만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실제 전문가 1명의 분석 만을 믿고 과장된 발표를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도 더 커지고 있다.
이 자료를 통해 석유공사는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액트지오의 소유주이며 대외적으로는 고문 또는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아브레우 박사가 가이아나 유전 탐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미얀마, 볼리비아, 브라질 등의 컨설팅을 담당했으며 ▷액트지오에는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대신 다양한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박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며 ▷액트지오의 주된 업무는 탐사해석이지만 인력양성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인 기업 해명자료’라는 제목과는 달리 해당 자료는 액트지오가 1인 기업이 아니라고 반박하지는 않았으며, 가정집인 회사 주소에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시인했다. 또한 교육이 아닌 탐사해석이 주업무라는 반박과는 달리 미국 사업자 등록당국에 제출된 서류에는 액트지오의 사업영역(line of business)이 ‘직업교육 및 관련서비스’로 명시돼 있다.
특히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발표 이후 다운돼 열리지 않았던 액트지오 홈페이지는 6일 다시 오픈됐는데, 이전 홈페이지에는 없었던 ‘컨설팅’을 메뉴 맨 앞에 내세워 한국 언론의 의혹제기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해당 홈페이지는 6일 현재 컨설팅 메뉴 페이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7일 예정된 아브레우 박사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급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7일 현재는 복구된 상태다.
석유공사가 밝힌 ‘가이아나 유전 탐사작업의 주도적 참여’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커지고 있다. 역대 최대 석유탐사 사업 가운데 하나로 기록된 가이아나 연안 광구 개발사업은 미국의 엑손모빌이 중심이 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미국 헤스(HESS), 캐나다 에코 오일 등 다국적 기업들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엑손모빌이 추가 개발을 위해 한화 17조원을 투자하는 등 현재까지 100조원 이상이 투입된 이 사업에서 지질 분석 전문가인 아브레우 박사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과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아브레우 박사와 액트지오가 ‘유망성’ 평가에 참여했다는 미얀마 AD-7 광구 사업은 한국가스공사와 포스코대우(현 포스코 인터내셔널)가 개발에 실패해 1,000억원이 넘는 처참한 실패를 맛본 곳이다. 포스코는 호주 우드사이드와 함께 이 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탐사와 분석은 우드사이드가 맡고 액트지오에는 일부 분석 하청이 주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액트지오 설립자 아브레우 7일 기자회견, 의문 답해야
상주 직원 없이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박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이른바 ‘컨설팅 부티크’에 국책 사업을 맡긴 것도 의아한 부분이다. 특히 한국석유공사는 2022~2023년 6광구와 8광구 재탐사 사업은 직원수 1,200명의 세계적 탐사기업인 노르웨이 ‘쉐어워터 지오서비스’에 맡기고 데이터 분석만 따로 떼어내어 액트지오를 선택했다. 이는 7일 예정된 아브레우 박사의 기자회견에서 해명돼야 할 수많은 의문 가운데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