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한인 단체의 한계를 일깨워준 코로나19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180호

코로나19 위기가 한인사회를 덮치면서 한가지 분명하게 드러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한인사회에 꼭 필요한 단체와 그렇지 않은 단체가 명확하게 구분됐다는 것입니다.

자리 다툼을 벌이다 결국은 법정싸움까지 진행한 미주총연과 미주상공인총연이라는 이름의 여러 단체는 코로나19을 맞아 존재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합니다. 한마디로 한인사회에 필요없는 단체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도 필요없는 단체와 단체장들이 명백하게 가려졌습니다. 회장님, 이사장님, 그리고 부회장님이 즐비한 단체들 대부분이 한인사회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채 유명무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은 또한 1세대 위주로 이뤄진 한인 단체들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현재 애틀랜타한인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인단체들이 소속된 귀넷카운티 정부가 코로나19을 맞아 활동자금이 필요한 비영리단체들에게 1억달러 이상의 연방 자금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인회나 다른 단체들이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연방 국세청의 비영리단체 분류인 503(c)(3)만 갖고 있으면 어느 단체나 지원할 수 있지만 오늘 오전 11시에 열리는 지원방법 세미나에 참석하는 한인단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긴급한 식료품 지원이나 헬스케어 서비스, 임시 주거제공, 각종 수송 서비스 등의 활동 자금이 제공됩니다. 현재 한인 코로나19 비대위가 실시하려고 하는 사업과 대부분 오버랩되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비대위는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내 시스템을 이용하는 대신 애틀랜타총영사관의 힘을 빌려 한국 재외동포재단에 지원금을 신청했습니다. 1만달러를 신청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과연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는 총영사도 장담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또한 지급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뒤에나 돈을 받을 수 있을 분위기입니다.

미국에 살고,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면서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한국을 바라보고 한국 정부에 손을 벌리는 타성이 바로 우리 1세대들의 한계입니다. 차라리 미국에서 사업을 하며 미주 한인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러한 네트워크도, 전략도 없나 봅니다.

이런 가운데 비대위가 한인 독지가 1명이 지원한 1만달러로 23일 300명의 한인들에게 식료품을 나눠준다고 합니다. 23일에 하는 행사를 21일 오후에 발표하고 홍보하는 배짱도 놀랍지만 1인당 30달러 정도를 받기 위해 연휴기간에 드라이브 스루 배포가 이뤄지는 노크로스 한인회관까지 차를 타고 와야 하는 행사입니다. 과연 이러한 계획이 한인사회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정해진 돈으로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생색을 내려는 것인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비대위는 시작될 때부터 영어권 차세대 전문가들을 영입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비대위는 이와는 정반대로 인적 구성을 하고, 미국의 시스템 대신 한국 총영사관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그들만의 리그’로 되돌아갔습니다. 3개 대표단체가 처음으로 협력을 외칠 때 기존의 한계마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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