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이온 대항마로 부상…가격·친환경은 장점, 무게는 단점
리튬 이온 배터리가 수십년간 장악해온 이차전지 시장에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과학자들이 수년간 연구한 끝에 리튬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리튬 이온 배터리의 도전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듐 이온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작동 원리나 생산 방식이 비슷하다.
지난 몇 년간 미국에서 나트륨 이온 배터리 생산량이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 제조업체 나트론 에너지가 노스캐롤라이나에 연간 24기가와트(GW)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가팩토리’를 설립했다. 전기자동차 2만4천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대량생산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태양광 개발업체 라이트소스bp의 알바로 아코스타 수석 디렉터는 설명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아직 대세지만 리튬은 채굴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가격도 매우 비싸다.
이에 비해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주재료인 나트륨은 소금의 주성분으로 흔하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철, 망간 역시 풍부해 추출에 필요한 에너지가 적고 비용도 적게 먹힌다. 환경오염 문제도 거의 없다.
다만 나트륨은 리튬보다 무게가 3배 가까이 무겁다. 따라서 같은 양의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더 커져야 하며 무게도 많이 나갈 수밖에 없다.
전비 효율을 따질 수밖에 없는 전기차에서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
기술 컨설팅업체 엑스포넌트의 고분자과학 및 재료화학 수석 엔지니어 키스 비어스는 “나트륨 배터리가 조만간 리튬 배터리를 대체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스페인 알칼라대의 옌스 피터스 경제학 교수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까지의 평가로는 나트륨 배터리가 게임 체인저가 될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더 많은 충전 주기를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나트론 에너지의 웬델 브룩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리튬 이온은 3천~5천회 정도 충전할 수 있는 반면, 우리 제품은 수백만 회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