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년 방문한 한국인 가족 3명 실종

8일째 연락 끊겨…다중 추돌사고 연루 가능성 제기

애리조나주 그랜드 캐년을 방문한 한인 가족 3명이 실종돼 지역 당국과 한국 외교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60대 자매와 20대 딸로 구성된 이 가족은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던 중 연락이 끊겼으며, 당시 인근 도로에서 대형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사고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애리조나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실종된 가족은 김태희(69), 김정희(64), 이지연(23) 씨로, 김태희 씨와 김정희 씨는 자매, 이지연 씨는 김태희 씨의 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관광 일정 중 2024년형 흰색 BMW X5(캘리포니아 번호판 9KHN768)를 렌트해 그랜드 캐년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던 중 실종됐다.

렌트 차량의 GPS 기록에 따르면 마지막 위치는 3월 13일 오후 3시 27분, 애리조나주 40번 프리웨이 서쪽 방면, 셀리그먼(Seligman) 인근에서 확인됐다.

해당 시각 도로에서는 겨울 폭풍으로 인한 대형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 차량 22대가 연루되고 2명이 사망, 16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현지 당국은 이 한인 가족이 사고에 연루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 등 인근 시설을 수색했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수색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가족들의 귀국 예정일인 3월 17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닿지 않자 3월 14일 가족의 신고를 접수, LA총영사관이 즉시 사건을 인지하고 애리조나 주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현장에 급파된 LA총영사관 강경한 경찰영사는 “실종 장소로 파악된 구역은 겨울 폭풍의 영향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현지 수사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조속한 실종자 확인과 수색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 여행자들에게 기상 및 교통 상황에 대한 사전 확인과 안전 운행을 당부하며, 위급 상황 시 영사콜센터(전화 82-2-3210-0404) 또는 인근 총영사관에 즉시 연락할 것을 권고했다.

경찰은 조속한 실종자 발견을 위해 헬기 및 드론 수색, 차량 이동 기록 분석 등 다각적인 수사와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딸 이지연(33)씨와 오른쪽 엄마 김태희(59)씨가 휴대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아래 사진은 김정희(54)씨 /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