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서, 공분 일어…”어머니 살해당한 이후 정신질환 겪었다”
뉴욕시 지하철에서 흑인 정신질환자가 다른 승객에게 헤드록이 걸린 상태로 제지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AP·dpa 통신은 뉴욕 지하철 열차 내에서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던 흑인 남성 조던 닐리(30)가 다른 승객에게 헤드록으로 목이 졸린 후 몸이 축 늘어진 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난 1일 뉴욕 지하철 F선 열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왔다 갔다 하던 닐리는 최소 세 명의 승객에 의해 제지됐는데, 이 중 승객 한명이 닐리의 목에 한쪽 팔을 걸고 잡아당겼다.
이들이 왜 닐리를 왜 제지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닐리는 의식을 잃었고 열차가 브로드웨이-라파예트가 역에 정차한 후 구조대와 경찰이 도착했다. 닐리는 맨해튼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선고를 받았다.
닐리의 뒤에서 그의 목에 헤드록을 걸었던 승객은 24세의 전직 해병대 군인으로 밝혀졌는데, 그는 구금됐다가 혐의 없이 풀려났다.
뉴욕시 검시관실은 닐리의 사인을 목 졸림에 의한 과실치사로 분류했으나 범죄적 책임에 대한 판단은 사법 기관에 맡기겠다고 했다.
맨해튼 지방 검찰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닐리는 뉴욕 지하철에서 마이클 잭슨을 따라 하며 춤을 추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닐리의 사망 과정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정신질환자를 상대로 과잉 대응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으며 공분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노숙인 연합의 데이브 기펜 이사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정신질환자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이 아무 처벌 없이 풀려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즉시 조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오후에는 닐리가 사망한 지하철역에서 닐리에게 헤드록을 건 백인 남성의 체포를 요구하는 시위도 열렸다.
할렘에 거주한다는 38세의 카일 이스마일씨는 이 시위에 참석해 “내가 자란 도시의 지하철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닐리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충격적인 죽음을 겪은 후 정신질환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닐리의 이모는 뉴욕포스트에 닐리가 14살이던 지난 2007년 어머니가 의붓아버지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일을 겪은 뒤 우울증, 조현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앓아왔다고 전했다.
과거 보도에 따르면 닐리의 계부 숀 서던랜드는 닐리의 어머니인 크리스티 닐리를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뉴욕시 헨리 허드슨 파크웨이의 갓길에 유기했다.
닐리는 18세 때 서던랜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으며 2012년 서던랜드는 30년형을 선고받았다.
닐리 가족의 오랜 지인이라는 네드라 구아바는 “닐리는 그의 어머니에게 일어난 일로 고통받았다”며 “2년 전부터는 정말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꿈이 모두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닐리에게는 어머니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닐리는 과거에 여러 차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길에서 생활해온 닐리에게 정신 병력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