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다가오며 계절성 우울증 겪는 사람들 증가
겨울이 다가오고 낮 시간이 줄어들면서, 계절성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패닉, 두려움, 불안, 공포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기분이다”고 캐나다 서스캐처원주 사스카툰에 거주하는 63세 저메인 파타키는 11일 AP통신에 말했다.
그녀는 계절성 우울증(SAD)을 겪는 수백만 명 중 한 명이다. 파타키의 대처 방법은 요가, 걷기, 항우울제 복용 등이 있으며, 계절성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모인 페이스북 그룹에도 참여하고 있다.
계절성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가을에 우울증 증상이 시작돼 봄이나 여름이 되면 완화된다. 서머타임이 끝나고 표준시간제로 돌아갈때 SAD를 겪는 사람도 많다.
경미한 형태인 준계절성 우울증(subsyndromal SAD)도 있으며 여름철에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증도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다.
1984년 미국 국립보건원 노먼 로젠탈 박사 팀이 SAD를 처음 정의하며 이 용어를 만들었다. 로젠탈 박사는 “기억하기 쉬운 약자이기 때문에 이 용어가 정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은?
과학자들은 우리 눈의 특수 세포가 빛의 청색 스펙트럼을 신호로 변환해 기분과 각성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연구 중이다.
햇빛은 청색광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이 세포가 이를 흡수하면 뇌의 각성 센터가 활성화돼 더 깨어 있는 기분을 느끼고 심지어 더 행복해질 수도 있다.
피츠버그대 연구원 캐서린 로클라인은 SAD를 겪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청색광에 대한 눈의 반응을 실험했다. SAD를 겪는 사람들은 겨울철에 청색광에 덜 민감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겨울철 우울증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겨울에 빛의 수준이 낮아지는 것과 낮은 민감도가 결합되면 건강한 기능에 필요한 수준에 못 미쳐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로클라인은 말했다.
뉴욕 라치몬트에 거주하는 50세 미리엄 체리는 겨울철 우울증에 대비해 여름 내내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계절처럼 정확하다. 햇빛은 부족하고 하루가 오후 4시 45분에 끝나며, 갑자기 기분이 끔찍해진다”고 말했다.
빛 치료는 효과가 있을까?
예일대 겨울 우울증 연구소의 폴 데산 박사는 많은 SAD 환자들이 빛 치료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로 시도해야 할 것은 빛이다. 환자들이 매일 아침 약 30분간 밝은 빛을 쬐면 대다수의 환자가 극적으로 좋아진다. 약물조차 필요 없는 경우도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치료법은 일반 실내 조명보다 약 20배 밝은 빛을 방출하는 기기를 사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약 1만럭스(lux)의 밝기를 가진 빛을 매일 아침 30분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SAD뿐만 아니라 경미한 겨울 우울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수 조명 기기는 70달러에서 400달러 사이로 가격이 형성돼 있는데 데산 박사는 일부 제품은 너무 어두워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예일대는 테스트를 거쳐 추천 제품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SAD 진단을 받은 경우 보험사에 조명 기기 비용이 보장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다고 데산 박사는 제안했다.
대화 치료나 약물은 어떨까?
항우울제는 빛 치료와 함께 SAD의 주요 치료법으로 꼽힌다. 의사들은 규칙적인 수면 습관 유지와 흐린 날에도 외출해 걷는 것을 권장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인지 행동 치료(CBT)는 더 지속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한다. CBT는 치료사와 함께 비효율적인 사고를 파악하고 수정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나는 겨울이 싫다’는 생각은 아주 흔한 생각이다. 이를 ‘나는 여름을 겨울보다 더 선호한다’라는 간단한 문장으로 바꿔보라”고 로한 연구원은 말했다. “사실에 기반한 문장이지만 기분에는 중립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SAD 환자들은 반년 동안 대처 전략을 준비할 수 있다.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몇몇 사람들이 효과를 본 방법들도 있다.
캘리포니아 폴섬에 거주하는 69세 엘리자베스 웨스콧은 뜨겁고 차가운 물을 번갈아 사용하는 ‘대조 샤워’가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이는 스포츠 의학에서 차용된 물 치료법으로, 웨스콧은 빛 박스와 항우울제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뉴욕의 체리는 자신의 정원 한 구석을 눈꽃, 겨울아코나이트, 헬레보어 같은 초봄에 피는 꽃들을 심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이것이 나에게 겨울이 영원하지 않다는 신호가 될 것이다. 더 나아질 것이고, 봄이 곧 올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고 체리는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