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테슬라 넘어 전기차 시장 장악 주목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전기차 충전 기술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며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최근 BYD가 발표한 새로운 충전 기술은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 시간과 맞먹는 속도를 자랑하며,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BYD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시장 점유율에서도 경쟁사를 멀리 따돌리며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BYD의 왕촨푸 회장은 17일 중국 선전 본사에서 새로운 배터리 시스템 ‘슈퍼 e-플랫폼’을 공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BYD는 단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선보였다. 이는 테슬라의 ‘슈퍼차저’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앞선 충전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슈퍼 e-플랫폼은 1000V의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1000㎾의 충전 전력을 제공하며, 이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시간이 단 2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는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을 갖춘 전기차가 충전 시간까지 단축하면서 실용성을 극대화한 사례로,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BYD는 이 기술을 적용한 세단 ‘한L’과 SUV ‘탕L’을 각각 최저 27만 위안(약 5400만 원), 28만 위안(약 5500만 원)에 예약 판매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전역에 초급속 충전소 4000곳을 설치해 충전 인프라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BYD는 충전 기술뿐만 아니라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BYD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 눈(天神之眼)’을 모든 차종에 무료로 장착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고급 모델에만 제공되던 자율주행 기능을 10만 위안(약 2000만 원)짜리 저가 모델에도 적용하면서, 전기차 보급률을 더욱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BYD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와 협력해 차량 내 AI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차량의 주행 데이터 분석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BYD는 기술 개발과 함께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BYD는 한국 시장에 첫 전기차 모델 ‘아토3’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 시장보다 30%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아토3는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BYD는 또한 택시·렌터카 시장을 겨냥해 ‘BYD코리아오토’라는 별도의 자동차 수입·판매 법인을 설립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신형 전기차 ‘씰’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BYD의 전기차 판매량은 이미 테슬라를 넘어섰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2024년 413만 7000대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를 판매하며 178만 9000대를 판매한 테슬라를 압도했다. BYD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3.4% 증가한 반면, 테슬라는 1.1% 감소했다.
테슬라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에서 자사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를 한 달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수다.
BYD의 기술력 강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는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BYD의 주가는 올해 들어 50.6% 상승했으며, 미국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41.1% 하락했다.
BYD의 시가총액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의 합산 시총을 추월했으며, 18일(현지시간)에도 4% 이상 급등하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테슬라는 중국 내 FSD 무료 제공 소식이 기술력과 수익성 악화로 해석되면서 17일 주가가 4.79% 급락했다.
JP모건은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대비 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35달러에서 12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월가에서 가장 낮은 테슬라 목표주가로, 테슬라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차지웨이의 매트 테스케 창업자는 “BYD가 새로운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와 충전 기술에서 후발 주자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