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스터 노조 강력 반발…수천명 퇴직 대상
조지아주 샌디스프링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물류 기업 UPS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의 전업 운전기사에게 희망퇴직(buyout)을 제안할 계획을 밝혀 노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UPS는 7월 4일 공식 성명을 통해 “전례 없는 경영 환경 속에서, 전업 운전기사에게 퇴직을 선택할 수 있는 자발적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정년 이후 받을 퇴직연금, 건강보험 등과 별도로 추가적인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아직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수천 명의 UPS 기사들이 참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아마존의 물량 이탈, 세계적인 무역 긴장 심화, 자동화 확산 등 UPS가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UPS는 지난 4월에도 전체 직원 49만명 중 2만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전국 73개 물류 거점을 폐쇄했다. 지난해에도 1만2000명의 관리자급 인력을 줄인 바 있다.
UPS의 올해 1분기 미국 내 하루 평균 배송 물량은 전년 대비 약 60만 건 감소한 1740만 건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1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UPS의 캐롤 토메(Carol Tomé) CEO는 “100년 만에 찾아온 무역 질서 재편 속에서 우리는 불확실한 시나리오를 맞고 있다”며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전미화물노동조합(Teamsters)은 강하게 반발했다. 팀스터 노조는 전국 34만 명의 UPS 배송 기사를 대표하며, 이번 퇴직 프로그램이 “2023년 체결한 단체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노조 측은 “UPS는 지난 협약에서 7500명의 정규직 창출을 약속했고, 2만2500명의 시간제 직원이 정규직 전환 기회를 갖도록 명문화했다”며, 정규직 기사 보호 조항을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30년 이상 근속한 운전기사에게는 퇴직 후 전액 회사 부담 건강보험이 보장되지만, 희망퇴직에 응할 경우 해당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레드 주커먼(Fred Zuckerman) 팀스터 노조 사무총장은 “운전기사들은 이번 퇴직 제안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PS는 샌디스프링스 본사를 비롯해 조지아주 전역에 물류센터와 허브 시설을 운영 중이며, 수천 명의 한인을 포함한 현지 노동자들이 UPS에 종사하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 프로그램과 물류센터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애틀랜타 지역 고용시장과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