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배터리 조지아 ‘풀가동’…지역경제 청신호

현대차 전기차 판매 호조에 배터리 수요 급증

조지아주 전기차 산업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SK온 조지아 공장이 최근 생산라인을 100%에 가깝게 가동하며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의 현지 전기차 생산이 급증하면서 배터리 수요도 함께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조지아주 커머스에 위치한 SK배터리 아메리카 공장은 지난 3~4월 기준으로 사실상 전 라인을 최대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장은 연간 22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SK온의 북미 시장 진출 거점으로 2022년부터 상업 가동 중이다.

이 같은 생산 확대는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공장 HMGMA(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의 가동률 증가와 맞물려 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미국 현지 생산 전기차 물량을 월 2,000대에서 1만7000대 이상까지 끌어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온은 현재 현대차의 미국 생산 전기차 배터리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조지아 공장은 애초 포드와 폭스바겐을 대상으로 배터리를 생산했지만, 지난해부터 현대차 물량으로 전환되면서 현재 생산의 약 75%가 현대차용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오는 연말까지 전기차에 대한 단기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전 구매를 서두르려는 소비자 심리와 맞물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IRA 폐지를 추진 중이며, 세액공제 혜택은 앞으로 180일 안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지 생산 인프라를 이미 구축한 SK온 입장에선 이 같은 변화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예고하고 있어, 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현지 생산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SK온의 이 같은 고성장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반등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44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배터리 부문인 SK온은 같은 기간 2993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미국 설비 가동률이 90%를 넘길 경우 연내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아 지역 산업 관계자들은 “SK온의 조지아 공장 가동률 상승은 단순한 수출 호재가 아니라 지역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대, 부품 산업 유입 등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며 “현지에서 조달-생산-판매까지 완결되는 전기차 밸류체인이 조지아에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유사업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어 SK이노베이션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정제마진 상승과 함께 에너지 산업 전반의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조지아주 전기차 산업을 둘러싼 낙수효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배터리 아메리카 공장/ SK Battery Am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