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대형화재, 대마농축 공장 폭발이 원인

화마에 소방관 헬멧 녹아내려…인근 주민 인명 피해 가능성도

부탄가스로 대마농축액 만들다 폭발 추정…”정확한 원인 조사”

16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시내 마리화나(대마초) 농축액 제조공장에서 대형 폭발 화재가 발생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 화재로 소방관 230여명이 출동했으며, 화재 진압 과정에서 최소 11명의 소방관이 다쳤다.

다만, 화재 현장에서 다른 주민들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화재 현장 인근에 저소득층과 노약자가 거주하는 주택들이 있어 폭발에 따른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A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후 6시30분께 LA시내 일본타운인 ‘리틀 도쿄’ 남쪽의 보이드 거리 단층 건물에서 발생했다.

이 건물에는 ‘스모크 토크스’라는 전자담배 업체의 창고가 있으며, 이곳에서 ‘부탄 허니오일’을 제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LA 소방당국은 밝혔다.

부탄 허니오일은 마리화나에 열을 가해 액체 상태로 만든 농축액으로, 쉽게 발화하는 부탄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폭발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는 2018년부터 기호용 마리화나의 구매를 합법화했다.

에릭 스콧 LA소방서장은 허니 오일 제조 과정에서 불이 났을 수 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는 발생한지 1시간 30분만인 오후 8시께 큰 불길이 잡혔다.

하지만 화재 발생 당시 대형 폭발과 함께 화염이 번져 소방관들은 진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스콧 소방서장은 폭발이 워낙 강력해서 화재가 난 건물 맞은 편의 소방차가 검게 그을렸고, 몇몇 소방관의 헬멧이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화물 열차와 제트기 엔진 소리와 같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숀 미우라는 CNN방송에 타는 냄새가 나더니 곧이어 큰 폭발이 일어났고, 검은 재와 함께 폭발 잔해물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다친 11명의 소방관들은 LA카운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의료센터로 이송됐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USC 의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상당한 소방관 가운데 3명이 중상이지만,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는 아니라고 전했다.

LA시내 대마농축액 제조공장서 대형 폭발 화재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