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에서 세계로”…하동 농특산물 글로벌 판매망 확보 나서
‘컴팩트 매력도시’ 하동군, 지방자치 행정혁신의 롤모델 정착

“우리는 단순히 농산물을 수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동이라는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 겁니다. 하동의 가치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려 합니다.”
미국과 멕시코를 잇는 미주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하승철 하동군수를 지난 9일 메트로 애틀랜타의 최대 한인타운 둘루스에서 만났다.
하동군은 하동녹차와 딸기 등 지역 농특산물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대형 유통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애틀랜타에 전용 판매관을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판로 확대에 나섰다.
또한, 하동군이 추진하는 ‘컴팩트 매력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농촌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제시하며 글로벌 행정 혁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개척과 행정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며, 하동군을 세계적인 농업·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는 하 군수의 청사진을 들어본다.
◇ 농업도시 하동, 녹차 내세워 세계시장 도전
따뜻한 기후와 비옥한 토양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지닌 하동군은 농업이 전체 산업의 70%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농업도시다. 지난 2022년 취임한 하승철 군수는 하동을 단순한 농업도시가 아닌, 세계를 향하는 ‘글로벌 농업기지’로 도약시키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하 군수는 “군 차원에서 농업 기술력 향상을 지원하고 함께 힘을 모아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 지난해 농특산물 수출액이 2000만달러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신선도가 유지돼야 하는 농산물은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로 팔려나가고, 지역의 자랑인 녹차 등은 미주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녹차는 하동군이라는 브랜드를 정의해주는 ‘시그니처’ 생산품이다. 힐링(치유)의 이미지를 갖고 있고 고급화로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어 다른 농산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 군수는 “하동의 자랑인 녹차는 분말 형태로 미국 스타벅스에 납품되고 있고, 지난 주 멕시코 국적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와 기내식 납품 계약을 의논할 정도로 지명도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 군수와 하동군의 수출개척단은 멕시코시티에 하동 녹차 체험을 할 수 있는 ‘하동다실’ 1호점을 오픈하는 성과도 올렸다.
그는 “차 소비량이 많은 중남미에 대형 중간 유통 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해당 기업 관계자들을 하동군으로 직접 초청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취임 이후 세계적으로 소비량이 많고 보관과 유통에도 용이한 가루녹차의 색도 개선과 고급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 농업도시 넘어 ‘힐링 휴양도시’ 도약 진행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차가 재배된 시배지(始培地)인 하동군에서는 매년 5월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열린다. 올해 행사는 ‘별천지 하동, 천년차향에 물들다!’라는 슬로건 아래 5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개최된다.
정부 지정 명예 문화관광축제인 이 행사는 생산농가와 차를 덖는 명인들을 직접 만나고, 마치 프랑스의 와이너리와 같은 종합적인 차 체험을 할 수 있어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축제로 명성이 높다. 하 군수는 “명인마다 다르게 덖어내는 차맛을 아름다운 다원에서 즐기다 보면 하동 녹차는 ‘다인(茶人)’의 호사에서 벗어나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문화가 된다”고 설명했다.
뒤로는 지리산을 업고 앞으로는 남해 바다를 품고 있는 하동군은 농업도시를 넘어 녹차가 상징하는 ‘힐링’을 주제로 한 휴양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진행하고 있다. 하 군수는 “지리산에서 출발해 유일한 국가 생태하천인 섬진강 자락을 따라 남해로 흐르는 지리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차 힐링 해양단지’를 조성해 힐링 관광의 성지로 만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최근 관광 트렌드인 ‘핫플레이스’ 개발에도 나서 목표한 50곳의 핫플레이스 가운데 44개를 이미 마련한 상태다. 하승철 군수는 “지난해 세계 차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시작된 휴양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글로벌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방행정 혁신 천재가 만드는 ‘컴팩트 매력 도시’
하승철 군수는 지난달 25일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선정한 ‘제2회 지방행정혁신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방행정 학자들이 주는 이 상은 매년 전국 지자체 가운데 탁월한 혁신적 정책을 수립해 성과를 거둔 곳을 평가,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하동군은 ‘도시 기능을 모아 주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컴팩트 매력도시 하동 조성’이라는 주제로, 도시 기능 집적화를 기반으로 한 미래도시 발전계획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을 역임한 경제통상 및 도시계획 전문가인 하 군수는 당선 전부터 이같은 비전을 품었고 취임과 동시에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는 “8개월만에 효율적인 시스템 수립과 다운사이징으로 군의 부채 975억원을 갚아 모두가 놀랐다”면서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식이 아닐라 다양한 수입원을 확보하며 동시에 효과적인 행정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이 병행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앙정부의 교부금과 각종 보조금이 1000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하 군수와 직원들은 지자체들이 경쟁 공모를 통해 수령할 수 있는 여러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응모해 1400억원 가량의 지원금을 따냈다.
하동군은 매년 2% 이상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소멸 위험지역이다. 하 군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귀농·귀촌·귀향 인구 유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주택 수리비 지원(최대 1200만 원), 신규 농업인 실습 교육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며, 지난해 전국 최초로 ‘귀향인 특별 지원 조례’를 제정해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그 결과 2023년과 2024년 연속 1600명 이상의 귀농·귀촌·귀향 인구가 유입됐다.
그래도 하동군의 미래는 역시 글로벌 도전에서 결정된다는 것이 하 군수의 믿음이다. 그는 “녹차를 중심으로 한 하동 브랜드의 세계화와 함께 세계인들이 기쁘게 찾을 수 있는 깨끗하고 역동적인 컴팩트 매력도시를 만든다면 하동군의 미래는 밝다”고 힘주어 말했다.
◇ 하승철 하동군수는?
하승철 군수는 1964년생으로 진주남중학교, 진주동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법과대학에서 행정학 학사, 인제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한뒤, 경상국립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진주시청과 경상남도청에서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았으며 특히 경제 통상과 도시 계획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9년 제18대 하동군 부군수, 2015년 경상남도의회 사무처장, 2019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을 역임했다.
2022년 7월 민선 8기 제45대 하동군수로 취임한 이후, 도시 기능과 구조를 압축하여 지역 소멸을 극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다양한 혁신 정책을 통해 하동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특히 ‘컴팩트 매력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지방자치학회가 수여하는 지방행정혁신 대상을 수상하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