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폭락전 주식매도 연방의원 수사

상원 정보위원장 리처드 버 의원 계좌 조사 나서

조지아주 켈리 뢰플러 상원의원도 같은 혐의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주식 시장 폭락 전 대량의 주식을 매도한 연방상원 의원이 수사를 받는 동안 소속 위원회의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1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여당인 공화당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은 한시적으로 정보위원장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버 의원이 오늘 아침 연락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위원장에서 물러나 있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버 의원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것(수사)은 위원회와 위원들의 힘든 업무에 방해가 되는 일”이라며 “국가 안보는 너무 중요해 방해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보위는 수사를 담당한 연방수사국(FBI)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버 의원은 코로나19 공포감에 주식 시장이 폭락하기 이전 시점인 지난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최대 172만달러(약 21억원)의 주식을 부인과 함께 매도한 사실이 지난 3월 언론 보도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버 의원이 판 주식에는 코로나19 타격이 큰 호텔, 식당 등 주식이 포함됐고, 버 의원이 수주 간 코로나19 브리핑을 매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버 의원은 2월 초 한 방송 기고문에서 미국이 코로나19와 같은 공공보건 위기에 대처하는 데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언급한 사실까지 드러나 공분을 더했다.

버 의원은 2012년 대중이 이용할 수 없는 정보를 의원이 활용하는 것을 금지한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3명의 상원 의원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버 의원은 의원 신분을 통해 알게 된 어떤 정보도 활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FBI는 3월부터 버 의원의 주식 매각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버 의원의 위원장직 사임 의사 발표는 FBI가 내부자거래 혐의로 버 의원의 휴대전화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이후 이뤄진 것이다.

FBI 대변인은 수사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며 언급을 거부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한편 민주당 소속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의원도 남편이 비슷한 시기에 주식을 처분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이밖에 공화당 소속 켈리 뢰플러, 제임스 인호프 상원 의원도 비슷한 시점에 대량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러처드 버 미 상원 의원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