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국장 “랜섬웨어 100종 수사”…9·11테러 수준

WSJ 인터뷰…”송유관과 정육업체 공격은 극히 일부”

“랜섬웨어 공격자 상당수 러시아에”…은신처로 지목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이 현재 약 100종의 랜섬웨어를 수사 중이라고 4일 공개했다.

레이 국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현재 미국에 가해지는 사이버 공격 수준을 2001년 9·11테러에 견줬다.

전날 법무부가 랜섬웨어 수사 우선순위를 테러와 유사한 수준으로 상향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최고 수사기관 수장도 사이버공격이 테러와 같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최근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과 최대 정육업체 JBS SA의 미국 자회사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것을 두고 레이 국장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두 사건은 FBI가 수사하는 약 100종의 랜섬웨어 극히 일부만을 보여준다”라면서 “각각의 랜섬웨어는 10여개에서 100개의 목표를 공격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정도로 문제의 규모가 커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레이 국장은 일련의 사태가 사이버공격에 모든 미국인이 영향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면서 “주유소에서 기름을 사거나 햄버거를 사 먹는 데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모두가 랜섬웨어와 싸움에 얼마나 개입돼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부처들뿐 아니라 민간영역과 일반인들도 (랜섬웨어 대응의) 책임을 나눠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레이 국장은 러시아를 랜섬웨어 공격자들의 은신처로 콕 찍어 지목했다.

그는 “랜섬웨어 공격자를 추적하면 상당수가 러시아에 있는 경우가 몇 번이고 반복된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히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주길 원한다면 ‘실질적인 진전’을 보여줌으로써 그리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FBI는 앞서 러시아와 연계된 랜섬웨어 조직 레빌(REvil)이 JBS 사이버공격을 자행했다고 발표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공격도 러시아에 기반을 둔 ‘다크사이드’의 소행으로 추정됐으며 미국은 러시아정부가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발 사이버공격’ 문제는 오는 16일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에서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7년 임명됐고 임기가 6년 남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그를 유임시켰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