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챗봇 다음은 동영상…단어만 입력하면 영상 제작

가짜 정보 가려내기 어려운 점은 문제로 지적돼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 딥페이크 이미지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 딥페이크 이미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챗GPT 등 인공지능(AI) 챗봇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가운데 AI를 통해 글쓰기뿐만 아니라 쉽게 동영상 제작까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뉴욕 기반의 스타트업 ‘런웨이AI’는 컴퓨터에 몇 개 단어만 입력하면 짧은 동영상이 만들어지는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 중 한 곳이다.

영화와 동영상 편집에 AI를 활용하는 기술은 얼굴 생김새나 음성 등을 실제처럼 조작한 이미지나 영상 등을 말하는 ‘딥페이크'(딥러닝과 페이크의 합성어)로 이미 존재한다.

예를 들어 ‘대도시의 비 오는 날’이나 ‘공원에서 휴대전화를 든 개’와 같은 짧은 설명을 쓰고 엔터키를 누르면 1~2분 만에 짧은 동영상이 생성된다.

다만 아직 이렇게 생성된 동영상은 길이가 4초에 불과한 데다 자세히 보면 끊기고 화질도 흐릿하다. 동영상 속 이미지가 이상하게 왜곡되기도 한다.

크리스토발 발렌수엘라 런웨이AI 최고경영자(CEO)는 “한 개의 동영상은 일련의 프레임(정지 사진)이 움직이는 것 같은 착시를 주는 방식으로 결합한 것에 불과하다”며 “각 프레임 간의 관계와 일관성을 훈련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말했다.

다른 생성형 AI 기술과 마찬가지로 런웨이AI의 시스템도 디지털 데이터를 분석해 학습한다.

연구원들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시킨다면 시스템이 개선되고 기술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전문가들은 곧 AI 시스템이 음악과 대사가 포함된 전문가 수준의 짧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동영상 제작 AI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외에 작은 스타트업들도 참전할 수 있는 AI 업계의 다음 세대 경쟁을 대표한다고 NYT는 진단했다.

그러나 이렇게 제작된 동영상이 가짜 정보를 퍼뜨릴 수 있다는 문제도 떠오른다.

AI 기술이 적용된 새 동영상 시스템은 영화 제작자나 디지털 아티스트의 작업 속도를 높일 수 있으나 감지해내기 어려운 온라인상의 허위 정보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는 지난해 최초의 비디오 AI 시스템을 내놓았지만, 이 시스템이 결과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대중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발렌수엘라 CEO는 동영상 AI 기술이 위험에도 불구하고 실험실에서 보관만 하기에는 너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은 지난 100년간 개발된 기술 중 가장 인상적인 단일 기술 중 하나”라며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필립 이솔라 교수는 UC버클리와 오픈AI 등에서 수년간 AI 기술을 만들고 테스트해왔지만,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렌시아가 패딩을 입고 있는 가짜 사진에 속았다고 한다.

그는 “과거에는 딥페이크 사진이 너무 이상하거나 사실적이지 않아서 속지 않았으나 지금은 인터넷에서 보는 사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