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공세·미국 관세·과잉 생산 부담…연간 생산능력 900만대로 축소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비용 절감과 경쟁력 회복을 위해 판매 모델 수를 최대 절반까지 줄이기로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9일 감독이사회 회의 이후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지만, 대규모 감원이나 공장 폐쇄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수익성이 높은 시장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모델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최대 절반까지 줄이고, 생산능력도 현재 연간 1000만대에서 900만대로 낮추기로 했다. 회사는 장비 옵션 등 제품 구성의 복잡성도 최대 75% 줄일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개월 동안 글로벌 상황이 더 악화됐다”며 “지금 행동에 나서는 이유”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과잉 생산능력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어떤 공장이 영향을 받을지는 밝히지 않았다.
◇ 중국 전기차 업체와 경쟁 심화
폭스바겐의 이번 조치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폭스바겐이 BYD, 지리(Geely) 등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더 낮은 가격에 고급 기능을 갖춘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도 폭스바겐이 높은 비용, 독일 내 과잉 생산능력, 중국 업체와의 경쟁, 규제 부담, 미국 수입차 관세 등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같은 요인으로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폭스바겐의 이익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폭스바겐은 과거 중국 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중국 내 판매가 크게 줄었다. 폭스바겐그룹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북미 판매도 13% 줄었다. 반면 유럽과 남미 판매는 각각 4.7%, 7% 증가했다.
◇ 1분기 매출·판매 모두 감소
폭스바겐그룹의 2026년 1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회사 공식 실적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757억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5억유로로 14.3% 줄었다.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0만대로 전년 동기 210만대보다 7% 감소했다.
뉴욕타임스는 폭스바겐의 순이익이 1분기 28% 감소해 16억유로, 약 1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고급 브랜드 포르쉐도 미국 시장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포르쉐 스포츠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독일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25%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 감원·공장 폐쇄 여부는 불확실
폭스바겐은 모델 감축과 생산능력 축소 방침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감원 규모나 공장 폐쇄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독일 언론 보도를 인용해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직원 10만명을 감원하고 유럽 내 공장 4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로이터도 소식통을 인용해 블루메 CEO가 하노버, 엠덴, 츠비카우, 아우디 네카르줄름 공장 폐쇄와 최대 10만명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폭스바겐은 이 같은 감원과 공장 폐쇄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폭스바겐은 전 세계에 11만1000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폭스바겐 브랜드 외에도 아우디, 포르쉐, 스코다,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을 거느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브랜드가 비슷한 차량을 조금 다른 디자인과 사양으로 판매해 비용과 생산 복잡성을 높여 왔다고 분석했다.
◇ 독일 산업계와 지역경제도 긴장
폭스바겐의 구조조정 가능성은 독일 산업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제조업과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공장 폐쇄나 대규모 감원은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폭스바겐 직원들과 독일 금속노조(IG Metall) 조합원들은 9일 볼프스부르크 본사에서 열린 감독이사회 회의에 맞춰 시위를 벌였다. 노조 측은 감원과 공장 폐쇄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
폭스바겐 감독이사회에는 노동자 대표와 독일 니더작센주 정부 측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어, 대규모 구조조정은 회사 내부 협의와 정치적 조율을 거쳐야 한다. 로이터는 이 같은 지배구조가 폭스바겐의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폭스바겐은 이번 발표에서 모델 감축과 생산능력 축소라는 큰 방향은 제시했지만, 고용과 공장 운영에 대한 세부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직원과 투자자, 독일 지역사회에서는 당분간 구조조정 규모와 대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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