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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몰아치는 작업속도에 하청업체들 ‘죽을 맛’②

paul 1 month ago (Last updated: 1 month ago) 1 minute read 0 comments

안전사고 책임 모두 하도급업체가 져야…문제 생기면 계약 해지

추락사고 발생했는데 현대차 안전관리 사무실은 전혀 알지못해

미국 조지아주 최대 규모의 해외기업 투자인 서배너 현대차 전기차 공장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 PBS의 조지아지사인 GPB는 최근 수개월간의 심층 취재를 통해 ‘악몽’으로 변한 현대차 공장 건설현장의 열악한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본보는 GPB 보도와 자체 취재를 종합해 공사 현장의 문제점을 공개한다. /편집자주

조지아주 현대차 메타플랜트(HMGMA) 건설공사 현장의 작업속도는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들을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연방 직업안전청(OSHA)는 건설현장에서 HMGMA 시설을 시공하는 하청업체 2곳에 대해 작업장 안전 위반혐의로 벌금을 부과했다. 루이지애나주 본사의 이스턴 건설은 16만달러 이상의 벌금을, 성원 조지아 코퍼레이션은 2만20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스턴 건설은 현대차 건설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유일한 노동자 사망사고의 책임 때문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지난 2023년 4월 29일 HMGMA 도장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이스턴건설 소속 하도급 업체 직원이었던 빅터 하비에르 감보아는 60피트(약 18미터) 높이의 강철 빔에서 바닥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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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녀와 5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감보아는 당시 추락방지를 위한 와이어 구명줄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추락 도중 아래쪽 강철 빔에 와이어가 끊어지는 바람에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출동한 구조대가 감보아에게 응급처치를 실시했지만 그는 결국 사망했다.

OSHA는 이스턴건설을 조사한 뒤 “이 회사가 심각하고 고의적인 노동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판정했다. 이는 OSHA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중대한 위반 판정으로 고용주가 연방법 상의 안전규정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방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OSHA는 “이스턴건설은 필수 안전 규정을 따르지 않았으며, 구명장비를 미리 점검하지 않아 피해 노동자가 손상되고 마모된 구명 와이어를 사용하도록 했다”고 결론내렸다. OSHA는 이스턴건설을 ‘심각한 위반 사업체 감독 프로그램(Severe Violator Enforcement Program)’ 목록에 추가해 향후 지속적으로 감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 11월 이스턴건설은 OSHA에 공식적으로 벌금 관련 이의롤 제기했고 OSHA는 “이스턴 측의 이의 제기에 대한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조사는 종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HMGMA는 OSHA의 판정 직후 이스턴건설과의 계약을 종료했고 이스턴건설은 1년 가까이 참여했던 HMGMA 건설현장에서 퇴출됐다.

성원 조지아 코퍼레이션의 경우 올해 2월 21일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추락사고와 관련해 2건의 심각한 위반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성원 역시 OSHA측에 벌금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으며 OSHA는 “종료되지 않은 사건”이라며 구체적인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 HMGMA는 성원과의 계약을 종료했느냐는 GPB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공사를 했던 한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본보에 “오는 10월 준공식을 목표로 공사를 서두르다 보니 각종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열악한 상황 속에서 여러 작업을 급하게 진행해야 하는데 결국 사고가 터지면 우리가 책임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지었다.

열악한 하청업체들의 현실과 무책임한 현대차의 태도가 빚어낸 비극은 지난 2월 16일 발생했다. 한 근로자가 20피트 높이에서 추락했다는 911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환자의 위치 파악을 위해 현대차 안전관리 사무실에 도착했지만 사무실 직원 누구도 사고에 대해 알지 못했다. 구조팀은 보고서를 통해 “결국 수소문 끝에 소란스러운 소리를 따라가 조립 건물 바닥에서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부상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부상자는 추락방지용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채 머리와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으며 주변에 20~30명의 현장 근로자가 있었다. 이들은 구조대원들에게 빨리 응급처치를 하라고 소리를 질렀고 일부는 부상자를 만지려고 해 응급처치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부상자는 다행히 헬기로 응급 이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구조팀은 “이 모든 요인이 응급 치료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했다”고 평가했다.

GPB는 “현대차와 다른 계열사 중 어떤 곳도 이 부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대차가 사고 책임은 모두 하청업체에 돌리면서도 현장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관리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HMGMA 대변인 비앙카 존슨은 “우리는 건설 현장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안전 규칙과 개인보호장비 사용법, 사고 보고 방법 등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한다”면서 “매주 모든 계열사와 함께 부상 보고와 문제 수정을 위한 안전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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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공장 공사 현장. /America K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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