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미국 대선 ② 도박사들이 본 차기 미국 대통령은?

스포츠 베팅업체 후보별 당선 확률 발표…”트럼프에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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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있는 곳에 돈을 걸어라(put your money where your mouth is)”는 미국 속담이 있다. 자신의 주장을 행동으로 증명하라는 뜻인데 도박이나 스포츠 베팅과 관련해서 자주 사용된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미국인들은 승부를 예측하는 내기도 좋아하는데 이를 상품으로 만든 것이 스포츠 베팅이다.

돈이 걸려있다 보니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스포츠 베팅 업체의 확률 분석이 훨씬 더 정확한 편이다. 베팅업체들은 이같은 도박을 대통령 선거 등 정치에도 적용했는데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승자에 대해서도 이미 구체적인 확률이 공개됐다.

10월 16일 현재 기준 영국 업체 래드브록스는 내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가장 높은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고 있다. 미국 연방법은 정치 베팅을 금지하고 있지만 영국은 이를 허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7/4의 확률로 15/8의 바이든을 앞서 있다. 트럼프가 당선될 확률이 7분의 4로 바이든의 15분의 8보다 근소하게 높다.

돈을 걸 경우 트럼프는 +175, 바이든은 +188이다. 즉 트럼프에 100달러를 걸면 175달러를 받으며 바이든에게 걸면 188달러를 상금으로 받는다. 당선확률이 낮은 바이든의 상금이 더 큰 것이다.

3위와 4위는 뜻밖에도 민주당 경선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10/1, +1000)와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16/1,+1600)이다. 바이든이 중도에 대선을 포기할 확률이 있다는 의미다.

이어 5위는 공화당의 니키 헤일리와 무소속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20/1(+2000)로 동률을 이뤘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2위인 론 디샌티스는 22/1로 헤일리 보다 낮다.

최근 야후뉴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은 44%로, NBC 조사에서는 46%로 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상승세가 탄력을 받는 반면 바이든은 지지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베팅업체들의 분석이다.

공화당 주자는 니키 헤일리의 부상과 론 디샌티스의 하락이 눈에 띈다. 헤일리는 기존 28/1(+2800)에서 16/1(+1600)로 확률이 크게 높아졌지만 디샌티스는 14/1(+1400)에서 22/1(+2200)로 낮아졌다.

니키 헤일리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디샌티스에 뒤지고 있지만 도박사들이 꼽은 당선확률은 더 높았다. 헤일리는 바이든과의 양자대결에서 49% 대 43%로 앞선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베팅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 경선을 포기하면서 공화당과 무당파의 지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베팅업체의 당선 확률 예상은 대선 전까지 계속 바뀌게 된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는 선거 1년전까지 당선확률이 20%에 불과했지만 예상을 깨고 대통령이 됐다. 당시 영국 베팅업체에 몰린 판돈은 1억5천만 파운드, 한화로는 2000억원이 넘었다. 트럼프에 돈을 건 사람들은 4배 가량의 배당을 받은 셈이다.

한편 트럼프의 당선 확률은 앞으로 사법 리스크에 따라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트럼프가 법적으로 선거에 출마한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그에 대한 베팅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