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살 된 미국 백화점, 화려한 ‘컴백’

 

최고(最古) 백화점 로드 앤 테일러, 2025년 재도약 선언

1826년에 설립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체인인 로드 앤 테일러(Lord & Taylor)가 2025년 새로운 주인과 전략으로 돌아온다.

브랜드의 전통적인 곡선체 로고가 부활하며,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온라인 리뉴얼에 나섰다.

로드 앤 테일러는 지난 2021년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폐쇄한 후 재정난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온라인 사업마저 실패를 겪었다. 이후 사디아 그룹(Saadia Group)이 소유권을 포기하면서 브랜드는 2024년 2월 새로운 소유주인 리갈 브랜즈 글로벌(Regal Brands Global)에 인수되었다.

리갈 브랜즈 글로벌은 과거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해 로드 앤 테일러의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겠다고 밝혔다. 로드 앤 테일러 웹사이트는 “우리는 뛰어난 고객 서비스와 품질로 로드 앤 테일러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로드 앤 테일러는 이번 재도약의 상징으로 기존의 곡선체 로고를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리갈의 전략 총괄 책임자인 시나 예넬(Sina Yenel)은 “2022년 헬베티카 폰트를 사용한 단순 로고로 교체한 것은 브랜드에 대한 최대의 배신”이라며, 새로운 로고가 브랜드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젊은 소비자층과도 소통할 수 있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전통적인 럭셔리 백화점의 이미지를 유지하되, 지나치게 고급스럽지 않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며 빠른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 전략을 채택했다. 예넬은 “로드 앤 테일러는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패션을 대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드 앤 테일러는 이번 복귀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주요 제품군으로는 세련된 홈 상품, 드레스, 신발 등이 포함되며, 독특한 상품과 새로운 쇼핑 방식을 통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선스 제품은 로드 앤 테일러 웹사이트와 전 세계 일부 리테일러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며, “새로운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계획 중이다.

현재로서는 오프라인 매장 재개 계획이 없지만, 리갈 브랜즈 글로벌은 향후 매장을 열 가능성을 시사했다. 과거 로드 앤 테일러의 대표 매장이었던 뉴욕 맨해튼 5번가 플래그십 스토어는 2020년 아마존에 9억7800만 달러에 매각되었으며, 이후 백화점은 38개 매장을 모두 폐쇄했다.

로드 앤 테일러의 역사는 1826년 잉글랜드 출신의 사무엘 로드(Samuel Lord)가 뉴욕 맨해튼 캐서린 스트리트에 첫 매장을 열며 시작되었다. 이후 미국 패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이 백화점은 파산과 구조 조정을 거치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 재도약을 통해 다시 한 번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다.

리갈 브랜즈 글로벌은 “로드 앤 테일러는 설립 이래 우아함과 스타일의 상징이었다”며 “브랜드의 유서 깊은 역사를 기리며 혁신을 통해 진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

로드 앤 테일러 오프라인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