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명 이용’ 뉴욕 백신여권, 보안 허점

IBM 공동개발 엑셀시오르패스 앱, 신용도용 우려

뉴욕주가 지난 3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디지털 백신 여권 ‘엑셀시오르 패스'(Excelsior Pass)의 다운로드 회수가 약 110만건에 달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정보기술 기업 IBM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엑셀시오르 패스는 접종 완료나 코로나19 진단 검사 음성 판정을 인증해주는 모바일 앱이다.

사용자에게 부여된 고유 QR코드를 사업장에서 스캔하면 접종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뉴욕주 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만 발급된다.

뉴욕에서는 이 엑셀시오르패스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입장이 가능한 사업장이 점차 늘고 있다.

최근 열린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의 댄스 공연이나 코미디언 존 멀레이니의 공연에 참석자 대다수가 입장 당시 엑셀시오르 패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릭 피치니 IBM 부사장은 어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가 100만 문턱을 넘는 것은 상당히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피치니 부사장은 “사람들이 이 앱의 가치를 발견했다는 걸 보여주는 정말 좋은 징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에서 엑셀시오르 패스를 받아들이는 사업장이 점차 늘고 있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NYT는 지적했다.

먼저 종이 증명서처럼 비교적 쉽게 조작할 수 있어 신원 도용의 우려가 있다.

NYT는 비영리 단체 ‘감시기술감독프로젝트'(STOP)의 앨버트 폭스 칸 대표가 소셜미디어나 구글 검색에 올라와 있는 타인의 정보를 이용해 엑셀시오르 패스를 다운로드받는 데 불과 1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엑셀시오르 패스를 받는 곳은 종이로 된 접종증명서도 받기 때문에 반드시 엑셀시오르 패스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각각의 패스를 업로드할 수 있는 기기의 수가 제한돼 있지 않다는 것 또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예컨대 한 명의 접종 기록으로 여러 개의 휴대폰에 업로드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

칸 대표는 “우리가 우리 옆사람의 접종 여부를 말해주는 마법의 소프트웨어를 원하는건 맞지만, 이 앱들은 그런 일을 해주지 못한다”며 “결국 대부분은 신뢰만을 기반으로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앱에 대한 접근성을 문제삼는 시각도 있다. 고령층과 같이 앱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조작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엑셀시오르 패스 사용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영리 공익 기술 업체인 베타NYC의 노엘 이달고 소장은 “왜 디지털 기술을 잘 알고 접근법을 이해하고 있는 소수의 뉴욕 주민들을 위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냐”고 의문을 던졌다.

사생활 침해 문제로 인해 백신 여권 도입에 반대하는 주도 있다. 조지아, 앨라배마, 플로리다, 애리조나주 정부는 접종 자체에 대한 개인의 선택권과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이유로 백신 여권의 사용을 일찌감치 금지했다.

뉴욕주에서 최근 출시한 코로나19 디지털 백신여권 ‘엑셀시오르 패스’ 활용 모습 [AP=연합뉴스. 뉴욕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