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숨어다닌 마피아, 축구 사랑 덕분에 체포

나폴리 세리에A 우승 축하하다 팬 사진에 찍혀…경찰, 은신처 발견

이탈리아의 ‘가장 위험한 현상수배범 100인’ 리스트에 오른 중범죄자가 고향 팀 나폴리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우승을 즐기다가 사진이 찍힌 바람에 경찰에 붙잡혔다.

AP 통신은 이탈리아 나폴리에 본부를 둔 카라비니에리 군사경찰이 나폴리 마피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빈첸초 라포르타를 체포했다고 6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나폴리의 악명 높은 ‘카모라 마피아’와 밀접한 인물로 알려진 라포르타는 조직범죄, 사기, 탈세 혐의로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다.

하지만 라포르타는 무려 11년 동안이나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수사망을 피하며 도피 생활을 해왔다.

최근에는 그리스 코르푸섬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보조 요리사로 일했다. 그가 실제로는 수배 중인 중범죄자라는 점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나 ‘축구를 향한 열정’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5월 5일 나폴리가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자 기쁨에 겨웠던 라포르타는 식당 발코니로 나와 나폴리를 상징하는 하늘색 머플러를 흔들었다.

이 장면이 우연히 팬들의 핸드폰 카메라에 잡혀 SNS에 올라갔다.

이 사진은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감시망에도 포착됐고, 이탈리아 군사경찰과 그리스 경찰이 합동으로 검거 작전을 펼쳤다.

라포르타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4일 스쿠터를 타고 한가하게 길을 가다가 체포됐다.

검거 순간 라포르타는 한가하게 코르푸섬의 풍광을 즐기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탈리아 군사경찰은 라포르타를 검거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라포르타는 나폴리가 우승하자 참을 수 없었다. 축구와 나폴리를 향한 열정이 그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라포르타는 현대 그리스 경찰에 구금돼 있다.

이탈리아에서 징역 14년 4개월 형이 확정된 그는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라포르타의 변호사는 “라포르타는 그리스에서 새 가족과 새 삶을 시작했다. 9살 아들이 있고, 심장 질환도 있다”며 “그가 송환되면 가족은 파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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