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아들 혼자 걸었다고 어머니 체포

조지아주 경찰 “자녀 위험에 처하게 했다”며 수갑 채워

“동네서 뛰어놀지도 못하는 미국”…경찰 과잉대처 비난

11살 아들이 혼자 외출해 동네를 혼자 걸어갔다는 이유로 조지아주의 한 어머니가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말 조지아 북부의 미네랄 블러프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브리타니 패터슨씨는 막내 아들 소렌이혼자 외출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소렌은 늘 그랬듯이 집에서 1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달러 제너럴 매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 마을은 아이들이 이웃 집을 방문하거나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흔한 곳이다.

곧 11살이 될 소렌은 혼자서 2차선 도로를 따라 걷고 있었고 어머니 브리타니는 아들의 독립적인 성격을 강조하며 이를 당연하게 여겼지만 지나가던 한 여성이 이를 목격하고 걱정이 되어 패닌카운티 셰리프국에 신고했다.

이후 도착한 부보안관은 어머니에게 연락했고, 그녀는 아들이 마을로 걸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4자녀를 둔 패터슨 씨는 소렌의 행방을 몰랐던 점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보안관은 다르게 판단했고 브리타니를 몇 시간 뒤 체포됐다. 그녀는 자녀들 앞에서 수갑이 채워졌고 경범죄인 ‘무모한 행위’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그녀는 구치소로 이송돼 교도소 복장으로 갈아입었고 몇 시간 뒤 5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수갑을 차고 집에서 끌려나가는 모습을 제 아이들이 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패터슨 씨는 악몽같은 기억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체포영장에는 패터슨 씨가 “자녀의 신체적 안전을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위협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녀가 아들이 집을 나선 사실을 몰랐고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합리적인 부모의 ‘보살핌’ 기준에서 심각히 벗어난 행위”로 간주된 것이다.

조지아주 아동복지국(DFCS)은 소렌의 휴대폰에 GPS 추적 앱을 설치하라는 안전대책을 제시했다. DFCS 대변인은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일반적으로 안전대책은 아이를 보호자의 집에서 분리하는 것보다 성공적인 대안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패터슨씨는 이 안전대책의 조건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그녀의 변호사인 데이비드 델루가스는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그는 “패닌카운티나 조지아주에 있는 모든 부모들이 자녀의 휴대전화에 GPS 앱을 설치하고, 정부가 이를 확인하며 매 순간 자녀를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냐”면서 “모든 부모에게 이런 요구를 한다면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패터슨 씨는 소렌이 대부분 숲에서 놀거나 홈스쿨 수업을 듣고, 낡은 오토바이를 손보거나 16에이커에 달하는 가족 소유의 땅을 가로질러 할머니 집에 가곤 한다고 말했다. 이 지역 아이들은 종종 친구 집에 걸어가거나 밖에서 놀곤 한다고 덧붙였다.

페터슨씨는 “나도 직접 그 도로를 따라 달러 제너럴 가게까지 걸어본 적이 있다”면서 “소렌이 내 허락을 받고 나간 건 아니지만 내가 두렵거나 걱정스러웠던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의 부모들에게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ParentsUSA를 운영하는 델루가스 변호사는 “이러한 사건은 미국 곳곳에서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패터슨씨의 법적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델루가스 변호사는 ‘무모한 행위’ 혐의가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1997년 조지아주 대법원의 판례를 인용했다. 사건을 담당한 지방 검찰청은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패터슨 씨의 사건은 현재 기소 지속 여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만약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1000달러의 벌금이나 12개월의 징역형, 또는 두 가지 모두를 받을 수 있다.

패터슨씨는 “사건 이후로 또 다른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 외출할 때마다 소렌을 데리고 다닌다”면서 “소렌이 자신 때문이라고 말하며 자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자녀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결정하는 것은 나와 내 남편의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