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노린 18세 총격범, 범행 30분전 채팅방서 계획 공유

대화방 내 누구도 신고 안 해…범행 개요서엔 ‘다른 이들도 나처럼 급진화하길’

미국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난사범 페이튼 젠드런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난사범 페이튼 젠드런 [AP/나이아가라가제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4일 뉴욕주 버펄로에서 흑인 10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총기난사범이 범행 직전 온라인 채팅방에서 몇몇 사람과 살해 계획을 공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범인 페이튼 젠드런(18)은 범행 수개월 전 채팅앱 디스코드에 대화방을 개설해 두고 사건이 일어난 슈퍼마켓의 지도와 범행 때 실제 사용한 총기를 든 자신의 사진 등을 게시했다.

이 대화방은 젠드런 본인만 볼 수 있도록 설정됐지만 범행 30분 전 소수의 사람을 초대했고, 오랜 시간 준비한 범행 계획을 공개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그는 범행 현장을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 생중계했다. 트위치가 2분 만에 송출을 중단했지만, 페이스북과 틱톡 등 주요 플랫폼에서 영상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걸 막진 못했다.

젠드런은 파일공유 사이트에 598쪽 분량의 문건을 올리기도 했다. 범행 장소인 슈퍼마켓을 비롯해 흑인을 노려 추가로 범행할 계획이 구체적으로 이 문건에 담겨 있다.

그는 ‘범행 개요서’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요서엔 백인 우월주의자로서 다른 사람도 자기처럼 급진화하길 원하며 자신의 범행과 비슷한 공격을 하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게 범행의 목표라고 적혀 있다.

젠드런은 디스코드 대화방에 인종차별주의를 표방하는 200쪽 분량의 문서도 추가로 올렸다고 NYT는 보도했다.

디스코드는 이번 참사를 두고 대변인 설명을 통해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디스코드에는 ‘증오’가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디스코드는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내용을 비롯한 콘텐츠 규정 위반 사항을 지속해서 찾아내 삭제 등 조처를 하고 있으며 작년 하반기에는 폭력적 극단주의 경향을 보이는 2천182개 서버와 2만5천170개 개인계정을 차단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