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청년, ‘결백’ 정황 새 동영상 공개

CNN “공사중 건물 들어가는 모습뿐”

제이지 등 팝스타 “신속한 정의 촉구”

조지아주에서 백인 부자의 총에 맞아 숨진 비무장 흑인 청년이 피살 전 추격을 당할 만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영상이 새로 공개됐다.

10일 CNN 방송은 올해 2월 조지아 브런즈윅에서 그레고리 맥마이클(64)과 아들 트래비스(34)의 총에 맞아 숨진 아모드 아베리(25)의 피격 직전 모습이라며 흰 티셔츠를 입은 흑인 남성이 건축중인 주택 공사장에 들어서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모습이 담긴 공사장 감시카메라 영상을 보도했다

이 영상은 맥마이클 부자가 사건 발생일로부터 무려 만 73일이 지나 이달 7일 살인죄로 뒤늦게 검거된 후 비판 여론이 고조한 가운데 CNN의 지역 협력매체인 WJXT가 새롭게 확보해 공개한 것이다.

CNN은 새롭게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아베리가 공사 중인 건물에 들어갔다가 아무것도 훔치지 않고 그냥 나왔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아베리가 현장을 나가는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아베리 유족 측은 영상 속 남성이 아베리가 맞다고 밝혔다. 유족의 변호사 리 메릿은 “아베리는 밖에서 조깅을 하고 있었다. 그는 공사 중인 건물에 잠깐 들렀고, 거기서 어떤 불법행위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잠시 머물렀을 뿐이다”고 말했다.

메릿은 이어 “아모드는 공사장에서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며 “그 건물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디오 속 아베리의 모습은 체포된 맥마이클 부자의 해명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CNN은 해석했다.

이번 사건은 아베리가 맥마이클 부자의 총에 맞아 숨지는 영상이 5일 공개되며 알려졌다. 영상 속에서 픽업트럭을 타고 아버리를 뒤쫓은 맥마이클 부자는 아버리를 제지하려 했으나 그가 저항하려 하자 갖고 있던 총을 발사했다. 아버리는 세발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사건 직후 경찰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 직후 맥마이클은 최근 그 일대에서 발생한 불법침입 사건의 용의자로 여겨 그를 뒤쫓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맥마이클 부자의 행위가 조지아주의 ‘시민 체포법’에 따라 이뤄진 행위로 보고 이들을 처벌하지 않았다. 시민 체포법은 죄를 저질렀다고 믿기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경찰이 아닌 일반 시민도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법령이다.

그러나 아베리의 피살 현상 영상이 공개돼 후폭풍이 일자 GBI는 뒤늦게 이들 부자를 살인 등 혐의로 체포했다. 유족 측은 새롭게 공개된 공사현장 영상은 아버리가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이지, 얼리샤 키스, 미크 밀, 요 가티 등 음악인들은 조지아주 당국에 공개서한을 보내 아베리 피살 사건에 신속한 정의 실현을 요구했다.

아베리 피살에 항의하는 문구.[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