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앨라배마 자회사, 미성년 노동력 불법 활용”

전·현직원 발언 보도…경찰, 앨라배마 주정부에 사건 통보

현대차·자회사 “연방법·주법 준수…불법 고용 사실무근”

현대자동차의 미국 부품 제조 자회사가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10대 미성년자의 노동력을 불법적으로 활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앨라배마주 경찰과 현대차 부품 자회사인 ‘스마트'(SMART)의 전·현직 직원들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테말라 출신의 15살, 14살, 12살 이민자 3남매는 올해 초 학교에 가지 않고 앨라배마주 루번의 스마트 공장에서 불법으로 일했다.

로이터는 12명의 전·현직 스마트 공장 직원들과 인력 채용 담당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더 많은 미성년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한 채 공장에서 일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아이들은 별도의 인력 채용 대행사를 통해 스마트 공장에 배치됐다.

한 전직 근로자는 교대 근무조에 약 50명의 미성년 노동자가 있었다고 했고, 다른 전직 노동자는 미성년자 10여 명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 직원 타바사 몰트리(39)는 스마트가 납품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민자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11∼12살로 보이는 이주자 소녀와 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몰트리는 “이 소녀는 너무 어려서 어떤 공장에서도 일할 수 없는 나이였다”고 강조했다.

연방법과 앨라배마 주법은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스마트 공장처럼 금형 기계를 갖춘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앨라배마 주법은 17살 이하 아동·청소년의 학교 수업을 의무화하고 있다.

연방 기록에 따르면 스마트 공장은 보건 및 안전 규정 위반으로 연방 노동부 산하 직업안전보건청(OSHA)으로부터 벌금 부과 등 여러 차례 처벌을 받았다.

로이터는 현대차가 자사의 인권 정책에 따라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현대차에 대한 당국의 규제와 소비자의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 차질로 이민자 출신 아이들이 위험한 불법 사업장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마이클스 OSHA 전 차관보는 “소비자들은 분노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가족 생계 때문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있고, 학교에 있어야 하는 아이들에 의해 자동차가 부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OSHA 재직 시절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 협력업체들의 안전 문제가 지속적인 우려 사항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현대차 임원들에게 부품 적기 공급에 대한 과도한 요구가 협력사들의 안전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을 경고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로이터 보도에 대해 성명을 내고 “어떤 현대차 관련 회사에서도 불법적인 고용 관행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모든 지방법과 주법, 연방법의 준수를 요구하는 정책과 절차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도 별도 성명을 통해 연방법과 주법 준수를 강조하면서 “부적격자를 고용했다는 어떤 주장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로이터는 현대차와 스마트가 미성년자 불법 고용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마트 앨라배마 전경/google m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