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올 상반기 작년 한 해보다 더 벌었다

현대차 미국법인 수익, 작년 대비 336.5%↑, 기아는 74.8%↑

미국 ‘인플레 감축법’ 우려 커져…글로벌 공장 가동률 상승

현대차그룹 7개 차종, 미국 제이디파워 상품성 만족도 1위

중대형 프리미엄 차급에서 1위에 오른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제공]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거둔 이익이 작년 한 해 수익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양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3838억원, 기아 미국판매법인의 순이익은 1조1288억원이다.

현대차 미국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3170억원보다 336.5% 증가했고, 지난해를 통틀어 거둔 순이익 1조285억원보다도 많은 수치다.

수익 증가 폭이 가장 큰 법인은 현대차 유럽법인이었다. 유럽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93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53억)보다 17배가량 증가했다.

현대차는 상반기 유럽 자동차 시장이 -14% 성장률로 침체한 상황에서도 판매량이 8.2% 증가했다.

브라질법인은 작년 상반기 당기순손실 49억원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순이익 76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은 여전히 적자가 이어졌다. 북경현대의 올해 상반기 총포괄손실은 306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4363억원보다는 손실 폭이 감소했다.

현대차 러시아공장의 상반기 순이익은 177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074억원)보다 다소 증가했다. 러시아공장은 2분기 들어 가동을 중단했지만, 기존 재고의 주변국 수출대금이 수익에 반영됐다.

기아의 경우 미국법인, 미국공장, 멕시코법인, 인도법인, 러시아권역 담당 법인 등의 수익이 작년 상반기보다 늘었고, 슬로바키아공장 등의 수익은 감소했다.

기아의 중국 합작 법인인 기아기차의 올해 상반기 총포괄손실은 257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402억원)보다 손실 폭이 증가했다.

미국 파운틴밸리 현대차 미국법인(HMA) 본사 전경
파운틴밸리 현대차 미국법인(HMA) 본사 전경 [사진 현대차 제공]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상반기 공장 가동률은 모두 작년 상반기보다 상승했다.

한국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공장 가동률은 현대차가 작년 상반기 92.7%에서 올해 93.2%로, 기아가 84.3%에서 88.2%로 올랐다.

미국공장 가동률은 현대차가 82.7%에서 90.4%로, 기아가 76.1%에서 91.9%로 크게 올랐다. 상반기 국내 공장의 가동률은 현대차가 100.7%, 기아가 90.3%를 기록했다.

현대차 튀르키예공장 가동률은 100.8%로, 작년 상반기 79.8%에서 대폭 상승했다. 러시아공장 가동률은 2분기 생산 중단으로 43.2%에 불과했다.

2019년 준공 이후 50∼60%대 가동률을 보인 기아 인도공장은 올해 상반기 가동률이 88.2%까지 올랐다.

현대차 인도공장 가동률은 90.2%, 체코공장 94.7%, 브라질공장 90.0%, 베트남공장 79.9% 등이었다.

기아 슬로바키아공장 가동률은 88.3%, 멕시코공장 가동률은 75.0%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가 상반기 미국에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면서 향후 실적 악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대기업 증세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를 제외하고, 미국 안에서 생산·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제지원을 한정했다.

법이 시행되면 아이오닉 5와 EV6 등 주력 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전동화 생산라인이 구축된 앨라배마공장은 오는 11월부터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