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정전, 자동차에서 몸 녹이다 중독사

텍사스 휴스턴 가족 2명 일산화탄소 노출돼 숨져

집안에서 숯 피우다 중독도…”하루 300여건 신고”

기록적인 한파로 정전과 단수 피해 등을 겪고 있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16일 시동을 건 차량에서 나오는 열기로 난방을 하려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2명이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고 NBC 방송이 보도했다.

휴스턴 경찰과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는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이는 성인 2명과 아이 2명이 있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여성 1명과 여아 1명이 끝내 숨졌다.

경찰은 “전기가 끊기면서 열기를 만들기 위해 차고에 있던 차량의 시동을 걸어놨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물 내부나 근처에서는 차량, 발전기, 그릴 등을 사용하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텍사스주 시티페어시에서는 집안에서 야외용 숯을 피우고 난방을 하던 주민들이 크게 늘면서 15일 하루동안 14명의 중독자가 발생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해리스 카운티 린다 크리스틴슨 소방국장은 “카운티 전체로는 하루 300건 이상의 일산화탄소 중독 신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는 겨울 폭풍이 몰고 온 북극발 맹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한파로 발전소가 고장나 400만명이 정전 피해를 봤다.

정전피해 집계 사이트 ‘파워아우티지'(poweroutage.us)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도 휴스턴과 갤버스턴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뿐만 아니라 물이 끊기는 곳도 있었다.

17만명이 거주하는 애빌린에서는 상수도 처리장 3곳이 모두 정전되면서 단수 사태가 일어났다.

NBC에 따르면 이번 한파로 미국에서 숨진 사람은 현재까지 최소 25명이다.

16일 가스레인지에 발을 녹이는 텍사스주 주민의 모습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