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유권자, 정치참여 수준은 ‘낙제점’

아시아계 여론조사…정치 기부 18%, 의원 접촉 15% 불과

“경제-헬스케어-총기규제 중요”…이민은 의외로 관심적어

전국의 아시아계 유권자 15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의 정치 참여는 매우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한인 유권자의 75%는 친구나 가족들과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응답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24%)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의미하는 정치자금 기부나 공직자 접촉, 집회 참가 등에서는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정치자금을 한번이라도 기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한인 유권자는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이는 교회 등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 경험이 있다고 한인 비율(44%)보다 훨씬 낮은 것이며 일본계(28%)나 인도계(23%) 등의 정치자금 기부율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역의 의원이나 공직자를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체 한인의 15%만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나머지는 자신의 대표자와 한 번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집회나 시위 등에 참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불과 10%의 한인만이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학교 위원회나 사친회(PTA)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한인도 14%에 그쳤다.

카카오톡 등 각국의 대표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해 지역 사회의 정치 문제를 토론한 한인도 12%에 불과해 본국 정치에 대한 관심보다 훨씬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도계는 42%가 왓츠앱 등을 통해 정치문제를 토론한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묻는 질문에 한인들은 경제와 헬스케어, 총기규제 등을 꼽았다. 한인 가운데 44%가 이번 선거에서 일자리 및 경제가 극도로 중요하다(extremely important)고 응답했고 42%는 매우 중요하다(very important)고 답했다.

헬스케어의 경우 한인의 45%가 극도로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총기규제에 대해서는 43%가 같은 응답을 했다. 반면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전체의 23%만이 극도로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미국의 아시아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32%만이 극도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계 대상 인종 혐오범죄에 대해 한인의 22%는 “매우 우려한다”고 응답했고 “다소 우려한다”는 응답도 23%로 조사됐다.

아시아계 참정권 옹호단체인 APIAVote와 AAPI DATA, 그리고 AAAJ(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센터)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2% 이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주 거주자 610명, 뉴욕주 거주자 131명, 그리고 기타 주 거주자 828명 등 총 156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