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미용업계 산 증인의 소중한 은퇴 기부

도라빌 마샬미용실 나복순 원장 부부, 한국전 추모의 벽에 성금 전달

애틀랜타 한인 미용업계의 산 증인인 나복순 마샬미용실 원장과 남편 나기연씨가 은퇴를 앞두고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의 벽 설립에 기금을 전달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재단 이사인 박선근 한미우호협회장은 29일 기자들에게 “최근 오피스에 1000달러 짜리 수표가 전달돼 있어 확인해 보니 오랜 단골이었던 마샬미용실에서 전달한 것이었다”면서 “확인해보니 나원장 부부가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추모의 벽 설립 공사에 작은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은퇴 자금 가운데 일부를 낸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사회에 참석해 해당 기금을 존 틸럴리 재단 이사장(전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직접 전달했다. 박 회장은 “이같은 정성은 억만장자가 하는 100만달러의 기부보다 값진 것이라며 이사들이 기립박수와 함께 감사를 전했다”고 소개했다.

나기연씨는 “박선근 회장이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추모의 벽 설립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 차세대를 위해 의미있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1년 창업한 도라빌 마샬미용실은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미용실로 많은 미용사를 배출해 애틀랜타의 ‘미용 사관학교’로 불리는 곳이다. 나복순 원장은 오는 10월30일 가게 문을 닫고 30년간의 헤어드레서 생활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나원장 부부는 “은퇴 후에는 선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30년간 찾아주신 고객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한인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보겠다”고 인사했다.

내년 완공 예정인 추모의 벽은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과 한국 카투사 전몰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설립되며 총 22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다. 추모의 벽에는 미군 전몰용사 3만6574명, 카투사 전몰용사 7200명의 이름이 한명 한명 새겨질 예정이다.

박선근 회장은 “애틀랜타 한인 이민사회에서 나원장 부부는 모범적으로 봉사와 선행을 펼쳐왔다”면서 “이분들의 미담이 많이 알려졌으면 해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나복순 나기연씨 부부가 박선근 회장(왼쪽)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