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우호’ 담은 6.25 태극기, 70년만에 조지아서 게양

어거스타한인회 제71주년 6.25 기념식…박윤주 총영사, 데이비스 시장 참석

통역병 출신 송승철 회장 부친, 미군부대 사용 태극기 미국으로 가져와 보관

6.25전쟁 당시 한국에 파견된 미군부대에서 사용하던 낡은 태극기가 한국에서 7200마일 떨어진 조지아주 어거스타에 70년만에 다시 게양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어거스타한인회(회장 송승철)는 25일 오전 11시 다운타운 한국전 기념비(Korean War Memorial) 앞에서 제71주년 6.25전쟁 기념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박윤주 애틀랜타총영사와 하디 데이비스 어거스타 시장, 닐 허쉬 포트 고든 사령관 등과 한국전 참전용사 및 가족, 그리고 한인사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을 대표해 전몰 영령들에게 헌화를 한 박윤추 총영사는 기념사를 통해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용감하게 전선을 누비며 생명을 바친 미군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한국은 여러분에게 깊은 빚을 지고 있으며 감사하는 마음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디 데이비스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인사회의 주최로 어거스타 지역의 참전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한국전은 자유를 위한 숭고한 희생을 떠올리게 하는 잊혀지지 않는 전쟁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낡은 태극기를 기념비 국기대에 게양하는 순서였다. 이 태극기는 송승철 회장의 부친인 고 송귀동 선생이 6.25 당시 미군 통역병으로 복무하다 미국으로 복귀하는 부대장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다.

지난 1974년 조지아주 어거스타로 이민한 고인과 송회장 가족은 이 태극기를 소중히 포장해 미국으로 가져왔다. 의장대는 고인의 부인인 박점례 여사에게 태극기를 인계받아 엄숙한 분위기 속에 국기대에 게양하는 의식을 치렀다.

송 회장은 “아버지가 2년전 별세하셨는데 평소 한국전 당시의 경험을 자주 이야기하셨다”면서 “하지만 이같은 태극기가 집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은 얼마전 어머니께 듣게 됐다”고 말했다.

어거스타=이상연 대표기자

6.25 당시 미군부대에서 사용하던 태극기가 게양되고 있다. /ⓒAtlanta K Media
박점례 여사와 장남 송우철씨(앉아있는 이들), 송승철 회장 부부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tlanta K Media
박윤주 총영사가 헌화를 하고 있다. /ⓒAtlanta K Media
하디 데이비스 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Atlanta K Media
박윤주 총영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Atlanta K Media
의장대가 박점례 여사에게 태극기를 인계받고 있다. /ⓒAtlanta K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