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사립학교 “백신 맞으면 근무 못한다”

공동설립자, 백신 허위정보 맹신…”옆에만 있어도 유산”

전문가들 “온라인에서 퍼지는 잘못된 정보 의존한 결과”

플로리다주의 한 사립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교사와 직원은 근무하지 못하도록 했다가 비판이 쏟아졌다.

27일 AP, AFP통신에 따르면 이곳의 사립학교 센트너 아카데미는 학생 300명의 부모에게 전날 이메일을 보내 코로나19 백신을 이미 맞은 교사나 직원을 학생과 분리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백신이 생식 기능, 임신, 발육에 문제를 일으키는 무언가를 여성과 어린이에게 옮긴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지난주 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아직 맞지 않았다면 이번 학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에 대한 백신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가 좀 더 나올 때까지 접종 순서를 미루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이 학교의 공동 설립자인 레일라 센트너는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너와 그의 남편은 뉴욕에서 플로리다주로 이사 온 후인 2019년부터 이 학교를 운영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치료의 자유’를 홍보하고 백신을 맞지 않은 부모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적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초엔 센트너는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에도 반발했다.

그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연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독단적인 대책을 따르지 않았다. 자녀에게도 마스크를 쓰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센트너는 백신을 맞은 사람과 가까이 서 있기만 해도 여성이 유산을 경험하는 등 생식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측의 이 같은 주장이 생물학적으로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안드레아 콕스 교수는 “백신은 살아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다”라면서 “백신이 접종자를 감염시킬 수 없고, 접종자가 이를 옮길 순 없다”고 말했다.

뉴욕대학의 타라네 시라지안 산부인과 박사는 온라인에서 떠돌아다니는 잘못된 정보가 백신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모두가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 시기에는 이런 꾸며진 이야기가 대중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매우 해롭다”고 꼬집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센트너 아카데미 [AFP=연합뉴스]